[TF초점] '봉합' 대신 '확전' 나선 안철수…향후 시나리오는
입력: 2017.11.24 04:00 / 수정: 2017.11.24 04: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대신 확전에 나서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안 대표./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대신 확전에 나서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안 대표./이새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로 촉발된 당 내홍을 봉합하기 보다는 확전에 나서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관심이 집중된다.

◆본격적인 통합 작업나선 安, 원내 대신 원외로 우회

이틀 전 '끝장토론' 여진에도 불구 안 대표는 2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지를 거듭 다졌다. 안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소속 의원들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조찬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까지 참석하면서 사실상 정책연대 출범으로 읽혔다.

안 대표는 토론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책연대를 정기국회 기간에 보여줘야 하며 오늘이 그 시작점"이라면서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또 다른 당원들과의 만남 자리도 가져 보겠다"고 사실상 통합론을 재천명했다.

국민의당은 이와 함께 당내에서 진행한 자제 여론조사도 발표하면서 중도통합에 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를 가정한 지지율은 19.2%로 더불어민주당(47.5%)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정당과 연대·통합해야 한다는 응답이 45.6%로, '독자세력 성장' 40.0%보다 다소 높았다.

호남 중진 의원들은 이같은 내용의 여론조사를 언론 등에 공개하지 말자며 제지했다. 유성엽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또 다른 정쟁이 될 것"이라면서 "누가 보더라도 정치공학적인 여론조사인데 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안 대표의 통합론 추진을 위한 명분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가 호남계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완강한 반발에 부딪힌 만큼 당심(黨心)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원외지역위원장 및 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몰이를 이어갔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당 원외 지역위원장들과의 '연대와 통합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지역위원장은 "안 대표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얘기를 강조했다"며 "지역위원장들도 통합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당심만 믿고' 전당대회…"安, 몇 석 잃더라도 고(Go)할 것"

안 대표 측은 원내에서 통합에 대한 힘을 받지 못하니 당원 결집체인 전당대회를 통해 정면돌파 가능성을 모색중에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만나 "안 대표가 이번엔 통합을 할 것이다. 몇 석을 잃더라도 고(Go)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리더십이 정말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22일 "의원총회는 정당의 중요한 하나의 축이긴 하지만 당의 결정을 내리는 기구는 아니다"라며 "당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는 최고위, 당무위, 중앙위 그리고 전당대회"라고 말한 바 있다.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와 당무위, 중앙위, 전당대회를 차례로 밟아 나가겠다는 얘기다.

실제 원외 지역위원장 및 당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의 한 지역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원래 호남 지역의 위원장들 빼곤 외연확장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일전의 지역위원장 일괄사퇴를 받으며 (찬반이) 반반이 된 상황"이라면서도 "당장 내년 지방선거가 눈 앞인데 당 지지율이 5%다. 위기의식 때문에 다시 통합론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 대표 측은 호남계 중진의원들이 문제삼고 있는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까지 당심에 기대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의 만류에도 대표에 출마, 당권을 쥐며 지지세가 두텁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안철수계인 박주원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당원의 의사를 묻는 ARS(자동응답) 투표, 국민여론조사로 안 대표의 리더십까지 연계해 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뿔난 호남계…'평화개혁연대'로 결전 준비

호남계 의원들은 일제히 안 대표를 비판하며 평화개혁연대(가칭)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평화개혁연대 추진에 대해 "안 대표가 (출범) 서명에 불을 질러줬다. 통합의 길이 옳지 않기 때문에, 서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 대표가) 의총은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는데, (통합 찬성 의견이) 훨씬 많았다면 왜 그런 얘기를 했겠나"며 "천하의 김대중도 의총에서 부결하면 (그에 거스르는 일을) 안 했다"고 안 대표의 통합론 추진에 반감을 드러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지지율 20%가 나오려면 최소한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40% 내지 50%가 나와야 한다. 정치는 수학이 아니다. 과학이 아니다. 의사가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 대표가 거친 의사·벤처기업가의 길과 정치인은 다르다고 일갈했다.

유성엽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정치초년병의 무모한 대권욕이 빚은 처참한 참상"이라며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것은 유치하고 안이한 생각이다. 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되돌리고 물러나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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