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정부 "책임 묻겠다"
입력: 2017.11.23 10:12 / 수정: 2017.11.23 10:12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양승진 교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안산=임영무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양승진 교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안산=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소희 기자] 세월호 선체 수습본부가 지난 17일 세월호에서 사람뼈로 추정되는 유골 1점을 발견한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측은 해양수산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께 그동안 선체에서 수거된 반출물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1차 현장 감식을 한 결과 사람 뼈로 추정되는 손목뼈 1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21일이 되서야 선체조사위원회와 일부 미수습자 가족들(고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요청했다.

당시 해수부 소속 김현태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 부단장(3급·부이사관)은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게 "내가 책임질 테니 유골 수습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뼛조각조차 찾지 못한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지난 18일 빈 관으로 영결식을 열었다. 이 때문에 고의적인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김 부단장 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해수부가 세월호에서 유골을 수습하고도 은폐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13일 만인 지난 18일 열렸다. /더팩트 DB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영결식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13일 만인 지난 18일 열렸다. /더팩트 DB

김 장관은 22일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보도 관련 사과문'에서 "먼저 이번 일로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해당 책임자(김현태)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로 하여금 다시 한번 전체 수습과정을 돌아보도록 하고 혹시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해수부는 김 부단장에게 진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현재 목포신항에 있는 김 부단장은 23일 세종으로 소환돼 비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어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잇따라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께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세월호 미수습자의 손목뼈로 추정되는 뼈가 장례 전날 발견됐으나 장례가 끝날 때까지 5일동안 해양수산부 내부에서 이를 은폐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오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전말을 보고 받았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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