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제자리걸음' 공수처 설치, 정기국회 처리 불가능?
입력: 2017.11.22 10:25 / 수정: 2017.11.22 10:2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국회에서 설치 여부 자체에서부터 제동이 걸려 멈춰서있다. /배정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국회에서 설치 여부 자체에서부터 제동이 걸려 멈춰서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와 관련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20일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며 설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국회는 설치 여부 자체에서부터 평행선을 달리며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논의 조차 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는 통과가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에 있어 공수처 설치는 '사법개혁'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조 수석이 직접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 참석해 공수처 설치 의지를 밝힌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공수처 설치 관련 4개의 법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소위는 공수처 관련 논의를 한 4번째 회의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금로 법무부 차관이 직접 법무부 공수처 설치안을 소개했다. 또 최근 한국당 내 '조건부 공수처 설치' 의견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소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팩트DB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팩트DB

그러나 소위는 1시간 정도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각 당의 법사위원들은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한국당이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과 가능성 없는 법안을 자꾸 올리지 말라고 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여 의원은 "공수처 설치보다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새로운 제도나 기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지금 (검찰에) 있는 권한을 배분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라며 "한국당은 공수처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고, 더 이상의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협의는 실익이 없다"고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공수처와 관련해 단단히 못을 박은 것이었다.

따라서 공수처 설치 여부부터 여야가 입장을 달리하며 각론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이번 소위는 그야말로 '빈 깡통'이 됐다. 법사위 제1소위원장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입장이 공수처 설치에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각론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여야 간 공수처 설치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면 그때 각론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이번 정기국회 내 공수처 관련 법안 처리는 불가능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용희 기자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이번 정기국회 내 공수처 관련 법안 처리는 불가능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용희 기자

일각에선 이번 정기국회 내에 공수처 설치 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날 한국당이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논의 자체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수처 법안이 소위를 통과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어가려면 법안심사 소위 소속 의원 8명이 만장일치를 해야 하는데, 제1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되기가 어렵다. 현재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인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어서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소위에서의 한국당 의원들 태도는 그야말로 '철벽'이었고 그것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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