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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사실상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고수하면서 다시 한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안 대표의 모습./이새롬 기자 |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사실상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에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계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지도자가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다", "안 대표가 통합을 하려고 하면 우리는 평화개혁연대를 통해 당을 지킬 것"이라며 사실상 안 대표의 권고사퇴를 종용했다.
◆"安 사실상 통합론 추진"…내홍 장기화될 듯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 등 당의 진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열고 장장 5시간에 걸친 격론을 벌였다. '끝장토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날 의총에는 사전 불참의사를 밝힌 소속의원 5명을 제외한 35명이 참석했으며 모두발언 없이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의총에 참석했던 다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사실상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안(親안철수)계로 꼽히는 이동섭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결국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며 "안 대표는 (연대 및 선거)연대를 넘어서 통합까지 가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의총 전까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직접 글을 썼다고 한다. 안 대표는 현 국민의당의 상황을 '희망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2등은 해야 하고 자유한국당을 쓰러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이를 위해선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최선"이라며 사실상 통합을 선언했다.
다만 이를 통합론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호남 중진의원인 조배숙 의원은 "통합을 해야 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안 대표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당내 부정적 기류가 강해 통합이 어렵고, (통합을) 가정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도 "(바른정당 의원) 숫자가 몇 되지도 않는데, 통합은 난센스"라면서 "이런 문제를 야기한 대표의 책임이 작지 않다"고 목소리를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이날 <더팩트>와 만나 "안 대표의 결심이 이번엔 제대로 섰다"며 "오늘 의총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설득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반발이 의원의 절반 보다 약간 더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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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당 깨선 안된다"지만…'安 사퇴 권고'도 나와
바른정당과의 통합 구상에 제동을 건 호남계 중진의원들 중심으로는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쏟아졌다. 특히 안 대표가 통합론으로 당의 내홍을 겪은 만큼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안 대표의 사퇴를 권고한 분도 있다. 그간 당을 잘못 이끈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면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안 대표가 선출직이니 만큼 강제로 (사퇴)할 순 없으니 사퇴 권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계 중진들 사이에선 안 대표가 "통합은 없다고 해놓고 뒤돌아선 통합을 얘기한다"면서 "거짓의 정치를 하지 말라"는 따끔한 소리도 나왔다. 전날 전현직 지도부와의 오찬자리에선 "통합·연대가 없다"고 했다가 이후 지지자들에 보낸 메시지에선 사실상 통합을 시사한 것을 두고 날을 세운 것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를) 만날 때마다 수차 말이 달라지는 데 대해 신뢰성이 없다,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에서 "지도자가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안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또 안 대표가 "통합을 해야 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발언을 두고 바른정당 후엔 한국당까지 통합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동영 의원은 "2당으로 나아간다는 데, 바른정당 다음 수순이 뭔지 정직하게 얘기해야 한다"면서 "안 대표가 (통합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한) 일련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와 각을 세웠던 호남계 중진인 유성엽 의원도 "(안 대표의 구상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넘어서 한국당까지를 포함하는 소위 '신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 '신(新) YS 3당 통합'이 연상된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쓸데 없는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천정배·정동영·박지원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안 대표의 '마이웨이'가 지속되면 평화개혁연대(가칭)를 통해 당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의 한 축인 정 의원은 "국민의당에 필요한 것은 평화주의, 개혁노선 등 정체성을 분명히 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오늘 (연대 참여) 제안했다. 소속 의원 40명에게 다 제안했다. 안 대표가 통합을 하려고 하면 우리는 평화개혁연대를 통해 당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