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洪, '특활비' 오락가락 해명… 논란만 증폭
입력: 2017.11.22 01:14 / 수정: 2017.11.22 01:1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 특수활동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여의도=남용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 특수활동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여의도=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해명 과정에서 거듭 말을 바꿔 논란이 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015년 스스로 과거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이던 시절 지급된 특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줬다고 밝혔지만 지난 18일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내놓은 해명에서 특활비를 준 것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또 홍 대표는 해명 과정에서 내놓은 설명들이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드러나자 21일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고 번복하기까지 했다. 갈수록 홍 대표의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년 6개월 전 홍 대표는 자신 스스로 특활비의 사용처에 대해 '아내에게 생활비를 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 2011년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준 돈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홍 대표는 당시 이와 관련해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온 4000만원에서 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며 "이전에 변호사 활동 당시 모은 돈을 포함해 집사람이 그 돈들을 모아 비자금으로 만들어 그중에서 1억2000만원을 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대표가 직접 말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특활비를 사용하고 그 중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준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015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해명하면서 스스로 특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여의도=남용희 기자
홍준표 대표는 지난 2015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해명하면서 스스로 특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여의도=남용희 기자

이후 지난 18일 민주당의 지적으로 특활비 유용 논란이 커지자 홍 대표가 내놓은 해명은 이와 달랐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을 때 내가 해명한 국회 원내대표 특활비에 대해 민주당에서 시비를 걸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자세하게 해명하고자 한다"며 "내가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 기자들 식사비용 등을 원내활동비(특활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는 것이지 국회 특활비를 유용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 대표가 새롭게 내놓은 해명은 특활비를 아내 활동비로 직접 준 것이 아니라 평소 급여로 해결하던 정치비용을 특활비로 사용했고, 그 덕에 남은 급여를 아내에게 줬다는 것이다. 이는 "특활비를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줬다"는 지난 2015년의 해명과 달랐다.

아울러 홍 대표는 해명 과정에서 특활비를 어디에 사용했는지 세부 내역을 밝혔는데 이 또한 사실관계와 달랐다. 그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활비가 매달 4000만원 정도 나온다"라며 "그 특활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을 수령한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매달 1500만원씩을 지급했고 원내 행정국에 700만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원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운영비용으로 일정 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원혜영 의원이 지난 20일 "당시 제1야당의 원내대표였던 저는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언제, 어떻게,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국회운영비를 보조했다는 것인지 분명한 해명을 하라"며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까지 시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기억에 착오일 수 있다(며 또 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아내에게 특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줬다(2015년)->특활비는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주는 등의 용도로 사용했고 아내에게는 급여를 줬다(지난 18일)->각 당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 간사들에게 줬다(21일) 순으로 말을 바꿨다.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기억에 착오일 수 있다'(며 또 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아내에게 특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줬다(2015년)'->'특활비는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주는 등의 용도로 사용했고 아내에게는 급여를 줬다(지난 18일)'->'각 당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 간사들에게 줬다(21일)' 순으로 말을 바꿨다. /페이스북 캡쳐

그러자 홍 대표는 21일 다시 SNS를 통해 "기억의 착오일 수가 있다"고 번복했다. 그는 "국회는 여야 간사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배정된 특활비 중 일부를 매달 상임위 여야 간사들에게 국회활동비조로 지급을 한다. 이것은 사쿠라 논쟁을 일으킬 만한 일이 아니고 국회의 오래된 관행이다"라며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도 상임위 위원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야 상임위 간사들에게 특활비 중 일부를 국회활동비로 지급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회 운영위는 여야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석하기 때문에 여야 간사 이외 원내대표들도 위원이다"라며 "최근 특활비가 문제돼 내가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 시절에 특활비 사용내역을 소상하게 밝힐 필요가 있어 당시 집행에 관여했던 사람들로부터 확인 절차를 거친 후 페이스북에 쓴 내역인데 그 당시 일부 야당 원내대표가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내 기억의 착오일 수가 있다"고 했다. 즉 원내대표에게 줬다는 것은 기억의 착오였고 각 당 간사들에게 특활비를 줬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지금까지 3차례 내놓은 해명은 모두 달랐다. 처음엔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에서 '특활비는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나눠주는 등의 용도로 사용했고 그 덕에 사용하지 않은 급여를 아내에게 줬다'로 바꿨다가 '특활비는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 간사들에게 줬다'고 한 것이다.

앞으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가 아닌 당시 운영위 간사들에게 특활비를 줬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당시 민주당 간사였던 서갑원 전 의원은 같은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십원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 그 때 민주당에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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