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檢 칼날'에 숨죽인 여의도…丁의장 "불쾌하다"
입력: 2017.11.20 16:00 / 수정: 2017.11.20 16:00

정치권을 향하는 검찰발 사정 한파가 여의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더팩트DB
정치권을 향하는 검찰발 사정 한파가 여의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를 향한 검찰의 칼 끝이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한국당 의원 다수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데 이어 여권에서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정치권에선 전 전 수석의 소환을 신호탄으로 사정 한파가 여권을 덮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의 압박이 여권의 '적폐청산' 기조에 맞춰 야권을 대상으로 집중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여권을 향해서도 가해지고 있어 여야를 불문하고 여의도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긴장감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곳은 한국당이다. 검찰은 20일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최 의원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명목으로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의원 외에도 이우현·원유철 의원도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당 측은 10명가량의 현역 의원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거나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궤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울중앙지검=문병희 기자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울중앙지검=문병희 기자

검찰의 칼 끝에 숨 죽이는 곳은 여당도 마찬가지다. 이날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비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전 수석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해당 혐의로 논란이 커지자 지난 16일 정무수석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특히 여권의 고위 관계자가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여권 일각에선 '여권을 향해서도 사정 한파가 불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여권도 많이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혐의가 있다면 수사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야당에서 뇌물수수 의혹이 드러나고 있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여권 중심부가 검찰 수사 대상이 되니 놀랐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치권에선 최근 국정원의 특활비를 받은 현역 의원 5명의 명단이 담긴 일명 '지라시(사설정보지)'가 돌고 있다.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 명단에는 여당 의원도 다수 올라있고 곧 검찰의 수사가 시작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여권이 더욱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최경환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경우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검찰이 사정 정국의 개시를 직접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20일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최경환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경우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검찰이 사정 정국의 개시를 직접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이러한 상황과 관련, 정치권에선 검찰이 정치권을 향해 사정 정국의 개시를 선포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최경환 의원실이 압수수색 당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보면 지역구 사무실 같은 경우는 압수수색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는데 의원회관 사무실을 직접 수색한 것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라며 "이는 (검찰이) 사정 정국이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인식한 듯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검찰 수사 등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 의장 주재 3당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뒤 "(정 의장이) 국회 의장으로서 오늘 오전 최경환 의원실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과 정보위원회 건에 불쾌감을 드러내시고 항의를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정 의장은 "이렇게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며 "국회는 국회 역할이 있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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