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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논의가 가속화되면서 국민의당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포항시 흥해읍 홍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를 방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밀월'에 국민의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최근 두 대표 간 만남을 계기로 양당 간 연대 및 통합 논의가 가속화되면서다. 특히 연대 논의에 적극적인 안 대표를 향한 호남계 중진의원들의 맹비난이 이어지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안 대표는 16일 '한국 정치와 다당제'라는 주제로 한 덕성여대 강연에서 "제3세력이 3, 4당으로 분리돼 있으면 양당 구도 회귀를 저지하는 데 역부족이다.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를 중심으로 연대·통합의 빅텐트를 치자"며 사실상 통합론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에 호남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같은 날 박지원 전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양당의 통합은) 명분 상 실리 상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통합 반대 의원들과 탈당 뒤)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며 분당 가능성도 경고했다.
또 다른 호남계 중진인 천정배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며 "바른정당은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거의 차이가 없는 반대만을 일삼고 있는 세력이다. 그 당하고 합친다는 것은 적폐연대로 바뀌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정책 및 선거연대에 긍정적이었던 조배숙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내에는 더 이상 통합 논의는 없다는 식으로 비추고선 밖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건 온당치 않다"며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거와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열릴 예정이었던 제2창당위원회 역시 호남 중진의원들 중 상당수가 불참의사를 통보하면서 취소됐다. 이들의 불참이유는 '지역구 행사'라고 하지만 안 대표에 대한 반발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엔 김동철 원내대표도 불참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안 대표의 통합론에 반대의사를 밝힌 박주현 최고위원 역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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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계 중진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분당 가능성을 꺼내고 있지만 당 내에선 "아직 단언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사진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9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3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호남계 중진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분당 가능성을 꺼내고 있지만 당 내에선 "아직 단언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뛰쳐나가기엔 위험부담이 많다는 분석과 호남계의 반발은 안 대표를 향한 1차적 경고라는 얘기다.
국민의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태도가 180도 바뀌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면서 "20석이 넘는 호남계 의원들이 모두 당을 떠나게 된다면 오히려 안 대표계가 비교섭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니 통합얘기를 그만하라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이미 (연대 및 통합논의는) 당 내에서 추동력을 잃어버렸고 (안 대표가) 섣불리 추진했다가 민심도 잃고 감정만 쌓였다"면서도 "그러나 당장 나가 또 당을 차리기엔 여의치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안 대표에게 강력 성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