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14일 필리핀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현지 동포 300명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말춤'을 따라 추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소짓고 있다./청와대 제공 |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발랄한 영부인'으로 불리는 김정숙 여사의 내조는 동남아에서도 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7박 8일 동안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을 소화했고, 김 여사는 그 곁을 지켰다.
김 여사는 각국 정상 부인들과 우의를 다지고, 현지 주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보내며 그림자 내조를 펼쳤다. 활발한 성격의 김 여사는 상대적으로 무뚝뚝한 문 대통령을 보완하며 가는 곳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8년 연애 끝에 결혼한 문 대통령과도 변함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여 동남아 영부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동남아 순방 기간 김 여사 활약상을 몇 가지 상징적 장면으로 추렸다.
# 방명록 쓰려다 볼펜 없자, 文대통령 재킷 '뒤적뒤적'
지난 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통령 궁을 찾은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쓰고 있다./청와대 제공 |
김 여사는 별칭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통령 궁을 찾은 문 대통령 부부는 방명록을 작성했고, 이때 김 여사의 돌출(?) 행동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먼저 방명록을 작성한 뒤 다음 차례였던 김 여사는 볼펜을 찾지 못했다.
이에 문 대통령 재킷 주머니에 거침없이 손을 넣어 뒤지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조코 위도도 대통령 부부와 문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김 여사는 아무 일 없던 듯 미소를 지은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 한·베트남 미술교류 '벽화마을' 찾아 붓칠 '구슬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베트남 땀끼시 땀따잉 벽화마을을 방문, 벽화 속 실제모델인 한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영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동안, 김 여사는 한국식 벽호마을로 유명한 꽝남성 땀끼시 땀타잉 벽화마을을 찾았다. 이 마을은 다낭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어촌마을이다. 지난해 7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한·베트남 공동체미술교류의 일환으로 벽화마을로 조성됐다.
베트남 전통모자인 '넝라'를 쓴 김 여사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주민들과 '바다로 가는 물고기' 벽화타일 보수작업을 함께했다. 이후 아이들에게 크레파스와 물감 등 미술용품을 선물했다. 벽화작업을 총괄한 이강준 미술감독으로부터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듣던 김정숙 여사는 "예술가로서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이 작품들을 잘 보존하려면 개보수도 꼭 필요하겠다"고 했다.
# 국경 없는 친화력, 영부인들과 '우정 쌓기'
김 여사가 지난 11일 베트남 호이안을 방문해 각국 정상 부인들과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청와대 제공 |
김 여사는 베트남 방문 이틀째인 11일, 베트남 고대도시인 '호이안'을 동남아 각국 정상 부인들과 함께 방문했다. APEC정상회의 주빈국인 베트남 영부인 응웬 티 히엔 여사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페루, 싱가포르, 태국 영부인들이 동행했다.
응웬 티 히엔 여사는 김 여사에게 파란색 스카프를 목에 걸어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에 김 여사는 "얼마 전 이곳에 큰 물난리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날씨가 좋아 참 다행이다. 그리고 빨리 복구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고 위로했다.
# "정숙 씨 먼저" 文대통령의 '알뜰살뜰' 에스코트
김 여사와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저녁 다낭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APEC 갈라 만찬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동남아 순방 기간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 여사를 알뜰살뜰 챙겼다. 10일 저녁 다낭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APEC 갈라 만찬 장소에 도착한 김 여사는 차에서 내린 뒤 김 여사를 에스코트했고, 외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눌 때 김 여사를 먼저 소개했다. 이런 문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다른 정상 부인들은 부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1일 점심 시간 짬을 내 숙소 인근 커피숍을 찾아 단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배려는 계속됐다. 1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김 여사의 의자를 빼주며 자리를 권해 눈길을 끌었다.
# 마닐라 인근 성당 찾아 교민 안전 위한 '기도'
김 여사가 13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성당을 찾아 교민들의 안전을 기원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천주교 신자'인 김 여사는 13일,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을 찾아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 청와대는 14일 오후 김 여사가 필리핀 마닐라의 세인트 어거스틴(Saint Augustine) 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사진을 청와대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어제 마닐라 숙소 인근 성당을 방문해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의 안전을 위하 기도드렸다"고 설명했다.
# '이런 영부인 봤나' 한복 입고, '말춤' 추며 '평창 홍보'
김 여사는 14일 오후 필리핀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현지 거주 동포 300명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말춤'을 췄다. 현지 한인 출신 유명 방송인인 라이언 방(방현성)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평창스타일'로 바꿔 부르며 춤을 추자 김 여사가 이를 따라했다.
청와대는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한복을 입고 밝음 미소를 지으며 '말춤'을 추는 김 여사의 사진을 공개했고, 문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옆에서 박수를 쳤다. 한편 라이언 방은 필리핀 교민을 대표해 강원관광홍보대사로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