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14일 입구를 통제,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수원=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수원=변동진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13일 오후 북한 군인이 5~6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가운데, 2011년 '아덴 만 여명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을 살린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경기남부)와 이국종 교수가 또 한 번 빛났다.
특히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는 귀순 병사를 곧바로 아주대병원으로 이송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다.
군당국에 따르면 귀순한 북한 병사는 지프를 타고 남쪽으로 넘어왔다. 그의 몸 곳곳에는 5~6발의 총상이 발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14일 <더팩트> 취재진이 아주대병원과 군당국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전날인 13일 오후 3시 14분쯤 판문각 남쪽에서 이동한 북한군은 3명으로 관측됐다. 이 가운데 1명(귀순 병사)은 지프를 타고 돌진해 남쪽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귀순 병사는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5∼6군데 총상을 입었고, 유엔군사령부는 헬기에 태워 곧바로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했다. 도착 시간은 4시 40분이다.
유엔사는 왜 국군수도병원을 비롯한 국립중앙의료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 등이 아닌 더 먼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환자를 이송했을까.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현장 지휘부의 판단"이라며 "이국종 센터장이 총상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로 알려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이 교수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수여하는 '주한미군 좋은 이웃상'을 받은 바 있다"면서 "이같은 점이 고려돼 주한미군 측은 유엔사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할 것을 권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한미군과 아주대병원은 과거 진료협약을 맺었다"면서 "이러한 시스템 등도 종합적으로 작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아주대학교병원 개원 당시인 지난 1994년부터 진료협약을 맺고 부상을 당한 군인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에 대해서도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실제 아주대병원은 개원 당시인 지난 1994년, 주한미군 병원과 진료협약을 맺고 훈련 중 부상을 당한 군인뿐만 아니라 가족 등에 대해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해 2000명 이상을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 의료진 60여 명과 함께 지난 3월 키리졸브 훈련의 일환인 '미군 전시 대량사상자 후송훈련(Dragon Lift)' 등에서 활약한 바 있다. 게다가 아주대병원은 올해 7월 미 육군 65의무여단과 '외상환자를 위한 의료진 임상연수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 육군 의료진은 아주대병원 외상환자 진료 임상을 참관하는 등 최신 기술을 교환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우리도 군으로부터 환자를 받아 치료했기 때문에 정확한 배경은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개원 때부터 맺은 주한미군과의 관계 등이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한편 귀순 병사 수술을 집도한 이 교수는 "앞으로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가야 할 것이다. 상처 입은 장기가 분변의 오염이 심각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분변 오염과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해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있다"라며 "개복 상태인 것도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