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오늘의 선고] '초등생 성관계' 女교사, 1심서 징역 5년 外
입력: 2017.11.14 19:10 / 수정: 2017.11.14 19:10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약한 만 13세 미만 초등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교사 A(32) 씨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pixabay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약한 만 13세 미만 초등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교사 A(32) 씨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pixabay

하루 동안 내려지는 판결은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재판부는 원외 재판부를 포함하면 200여 개가량 됩니다. 그러니 판결은 최소 1000여 건 이상 나오겠지요.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법이 몰려 있는 '법조 메카' 서울 서초동에선 하루 평균 수백 건의 판결이 나옵니다. <더팩트>는 하루 동안 내려진 판결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선고를 '엄선'해 '브리핑' 형식으로 소개하는 [TF오늘의 선고]를 마련했습니다. 바쁜 생활에 놓치지 말아야 할 판결을 이 코너를 통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대법원=변동진 기자] 법조계에서는 14일 초등학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여교사에 대한 선고를 비롯해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이병석 전 새누리당 의원 사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찬성' 압력 혐의 항소심 등이 주목을 끌었다.

○…'초등생 성관계' 女교사, 징역 5년…'성교육 80시간·신상공개 10년' 명령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조은래)는 이날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약한 만 13세 미만 초등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교사 A(32) 씨에게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 등을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성교육 프로그램 이수 80시간과 신상 공개 10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8월까지 6학년인 피해자를 두 차례 추행하고, 6회에 걸쳐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징역 8년에 전자발찌 부착 10년, 성교육 프로그램 이수, 신상공개 등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만나 처음 간음한 장소가 담임을 맡은 1학년 교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연락, 만남, 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어른스럽고 사랑스러웠다'고 주장하나 만 13세 미만인 초등학생과의 성관계는 강간과 동일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 초등학생이 생각하는 교사는 모범적인 완전한 인격체여서 교사가 시키는 것은 모두 옳고 바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보기에 종교와도 같은 교사가 미성숙한 초등학생을 성적 쾌락과 유희의 도구로 삼아 추행과 간음을 반복한 것은 교사의 역할을 포기한 것은 물론 이를 믿고 따르는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라고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서 "여교사가 이미 파면처분을 받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피해자의 부모가 최대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관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공장 고도제한 문제 등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이병석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원심인 징역 1년의 실형과 추징금 2000만 원이 확정했다. /더팩트DB
대법원은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공장 고도제한 문제 등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이병석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원심인 징역 1년의 실형과 추징금 2000만 원이 확정했다. /더팩트DB

○…'포스코 비리' 이병석 전 의원, 징역 1년·추징금 2000만 원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4일 포스코 비리(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연루된 이병석(65)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과 추징금 2000만 원을 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09년 8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포스코의 청탁을 받고, 이를 해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측근인 권모 씨에게 '크롬광 납품 중계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권 씨 회사는 8억9000여만 원에 달하는 일감을 받았다.

또한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2∼3월 권모 씨의 지인 이모 씨로부터 500만 원, 2013∼2014년 지인 한모 씨로부터 15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1, 2심은 "국회의원 직무의 공정성·청렴성을 향한 국민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돼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1년과 2000만 원 추징을 결정했다. 더불어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어 삼성 계열사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심에서도 징역 2년 6개 월이 선고됐다. /임세준 기자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어 삼성 계열사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심에서도 징역 2년 6개 월이 선고됐다. /임세준 기자

○…'삼성 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항소심서 징역 2년 6개월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 월을 선고했다.

문 전 장관은 복지부 내에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삼성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국회 국정조사에서 위증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은 연금공단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남용해 복지부 공무원을 통해 홍완선 전 본부장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하도록 유도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서 "국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또 "(문 전 장관 지시로 인해)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들에게 찬성을 권유하고 조작된 합병 시너지 수치를 설명하게 해 찬성을 유도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대주주에게 재산상 이익을, 연금공단에는 손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문 전 장관이 삼성합병 안건을 챙겨보라는 청와대 지시를 인지했다는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아 징역 2년 6개 월 선고한 원심을 인정했다.

문 전 장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홍 전 본부장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 월을 선고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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