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劉 선출, 安과 통합?…바른-국민, 정책·선거연대 가능성도 낮다
입력: 2017.11.14 04:00 / 수정: 2017.11.14 04:00

유승민호(號) 바른정당이 출범하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성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유 의원. /남용희 기자
유승민호(號) 바른정당이 출범하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성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유 의원. /남용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바른정당이 유승민호(號)로 새롭게 출범했다. 야권 통합 가능성을 열어둔 유 신임 대표 선출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른바 정체성과 지지기반의 한계 때문인데, 이로 인해 기껏해야 정책연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劉 '조건부 통합'에 국민의당 '절레절레'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당 대표는 1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원칙과 명분이 있는 통합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본격적으로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유 대표는 통합논의에서 햇볕정책과 지역문제에서 각 당이 다른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만큼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계승하고 있는 햇볕정책에 대해 "지금처럼 안보가 심각한데 협력과 연대, 통합을 할 수 있다는 정당이 안보문제에 대해 생각이 다른 이야기를 꺼내면 혼란이 온다"고 지적했다. 또 호남 지지기반에 대해선 "'호남 배제'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면서도 "지역주의 청산과 극복은 정치의 오랜 과제다. 연대와 통합, 새정치를 진짜 하려면 지역주의는 당연히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양당이 통합논의를 하기 위한 원칙과 명분은 햇볕정책과 호남중심성의 탈피가 우선이라는 의미다. 국민의당에서는 이같은 유 대표의 강한 원칙론에 부딪혀 통합 논의 자체가 회의적이라고 보고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호남에서 반발이 극심하다. 국민의당이 본래의 색을 잃어버리고 통합론을 이야기 하는데, 이러면 자유한국당과 다를게 뭐냐는 소리도 지역에서 나온다"라며 "당장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통합논의는) 시기가 늦었다"고 말했다.

호남계 중진인 정동영 의원도 이날 여의도 원외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인위적인 통합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 이건 억지라고 생각한다"며 "유승민 대표와의 연대나 통합이 (국민의당의) 살 길이겠느냐. 하더라도 1주일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남계인 조배숙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우리 쪽에서는 내부의 반발이 굉장히 크다"며 논의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연합, 연대를 한다고 하는데, 정치인은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된다"며 "정체성도 맞지 않는데 자꾸 거기에다가 에너지를 빼 가지고 안 그래도 시원찮은 우리 국민의당이 더 힘이 빠진다"고 일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양당의 정책연대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사진은 안 대표가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차세대 글로벌리더들과 만나 특강을 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양당의 정책연대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사진은 안 대표가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차세대 글로벌리더들과 만나 특강을 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정책연대·선거연대 가능성도 회의적이란 평가 많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양당의 정책연대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앞서 지난 3일 양당은 방송법, 특별감찰관법, 지방자치법·국민체육진흥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채용절차 공정화법(부정채용 금지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룬 바 있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9일 바른정당 탈당 사태 후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 연대까지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고, 유 대표도 이날 "(양당 일부 의원들이 참여하는)국민통합포럼을 통해 국민의당 의원 중에 우리와 연대 협력 내지는 통합 원하는 분들과 대화 상당히 많이 해왔다. 제가 다 듣고 있다"고 정책연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당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5·18진상규명 특별법, 선거제도 개혁법,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위한 형사소송법 등을 공동 추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호남 지역 기반인 국민의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5·18진상규명 특별법은 바른정당 내 의견이 갈려 당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었다. 이와 관련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일단은 합의한 6개 정책 정도에 대해 같이 하면서 향후 사안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일단 정책연대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 연대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양당의 공통된 시각이다.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선거연대라는 게 단일 후보를 내는 형식으로 쉽게 합의될 수 있을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사실 양당 합의사안이나 룰에 대한 사전조율 등 해야할 게 굉장히 많다"고 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도 "정책연대가 잘 되면은 지방선거에서도 연대해서 윈윈하자는 원칙론적 얘기"라면서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정책연대 정도"라고 귀띔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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