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극비사항' 文대통령 '동선' 노출…靑 '난감'
입력: 2017.10.27 04:00 / 수정: 2017.10.27 04:00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25일 오후 6시 25분, 광주 챔피언스필드엔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문재인 대통령이 등판했기 때문이다. 파란색 야구 국가대표 점퍼를 입은 문 대통령은 3루 측 덕아웃 통로를 통해 경기장으로 들어섰고, 팬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시구는 19대 대선 때 한 약속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투표를 독려하고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투표 인증샷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응원 야구팀을 선택하면,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 가서 시구를 하겠다고 했다. 이벤트 결과 1위팀은 광주를 연고로 한 기아였다.

'공약 이행'에 나선 문 대통령의 '시구 일정'은 극비사항이었다. 통상 대통령의 동선은 국내는 물론 해외출장 시에도 '경호상'의 이유로 철저히 보안에 부쳐진다. 원래 알려진 시구자는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었다. 청와대는 당일 출입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시구하기 직전까지 '비보도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식 일정 2~3시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시구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대통령 일정'이라는 '일급' 보안 사항이 유출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청와대는 해당 커뮤니티에 게시글 삭제를 요청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 일정은 극비였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노출됐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 일정은 극비였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노출됐다./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이번 시구 일정 노출과 관련해 난감한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기자와 만나 "보안에 신경을 쓰는데도, 카카오톡을 금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문제는 이번과 같은 유사한 사례가 불거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지난 23일부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대통령 동선 사후공개'를 실시했다. 1주일 단위로 매주 월요일마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문 대통령의 업무 가운데 특수성을 고려해 비공개해왔던 일정들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일정이란 측면에서 청와대에서 보안에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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