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사면초가' 홍준표…서청원 '폭로전'에 이용주 가세
입력: 2017.10.24 04:00 / 수정: 2017.10.24 04: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방미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방미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조아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모양새다. 최근 친박(親 박근혜) 청산과 관련해 갈등을 빚던 서청원 의원이 홍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 대표가 수사 과정에서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데 이어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까지 23일 "관련 기록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친박계가 아닌 국민의당에서 이러한 주장이 나왔다는 면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대표와 서 의원의 갈등은 지난 13일 한국당 윤리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키로 의결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서·최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었다.

특히 서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폭로전을 시사했다. '성완종 리스트'는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신이 홍 대표를 비롯한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폭로한 사건이다. 성 전 회장은 폭로 직후였던 지난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수사를 받았고 지난해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중간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 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홍 대표는 대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진탈당 권유에 반발한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자진탈당 권유에 반발한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서 의원은 "홍 대표가 수사 과정에서 협조를 요청했다"며 "그 양반이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의 증거를 내겠다"고 주장했다. 녹취록 등의 구체적 증거물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서 대표의 주장은 홍 대표가 수사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자신에게 '도움 요청'을 했고 그에 대한 증거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에 주장에 홍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수사 당시 서 의원에게 전화해 '(중간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윤 씨는 서 대표 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키라'고 요청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서 의원이 이 전화를 마치 회유전화를 한 양 흘리면서 협박했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의 말에 따르면 윤 씨는 서 의원과 가까운 사이였고 홍 대표는 단지 서 의원에게 전화해 윤 씨가 '왜 나를 물고 들어가냐'고 따진 것이었다. 그는 또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하라.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봤다면 참으로 유감"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홍 대표와 서 의원의 전화통화와 관련된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고 폭로했다. /남윤호 기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홍 대표와 서 의원의 전화통화와 관련된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고 폭로했다. /남윤호 기자

그런데 23일 이용주 의원이 서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산하 지방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두 사람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항소심을 앞두고 서 의원과 홍 대표 사이에 오간 얘기는 '항소심에 가서 윤 씨가 진술을 번복해달라'는 것이었다"라며 "전화통화와 관련한 객관적 자료를 우리 당이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는 폭로를 다름 아닌 국민의당에서 내놓은 것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자료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 '자료를 공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검찰 조사를 해보고 안되면 제보하겠다"고 답했다. 만약 서 의원과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물론, 야권의 정계개편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방미 중인 홍 대표 측은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에 "대표가 밝힌 사실 그대로다"라며 "현재 방미 중이어서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따로 입장을 밝히지 못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오는 28일 입국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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