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홍준표, "徐, 6년이나 당 농단했던 사람"…'무거운' 미국행
입력: 2017.10.23 16:59 / 수정: 2017.10.23 20:28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대표단은 23~28일까지 전술핵 배치 촉구를 목적으로 방미길에 올랐다. 홍 대표와 대표단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대표단은 23~28일까지 '전술핵 배치 촉구'를 목적으로 방미길에 올랐다. 홍 대표와 대표단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인천공항=이원석 기자] "6년이나 이 당을 농단했던 사람들인데 쉽게 물러나겠나."

23일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가진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나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뒤를 돌아 기자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친박계 핵심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정면 겨냥한 말이었다. 간담회 동안은 차분했던 홍 대표의 목소리는 순간 상당히 상기돼 있었다.

23일부터 28일까지 전술핵 배치 촉구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홍 대표는 출국 직전이었던 오전 9시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기자들 20여 명과 소수의 당 관계자가 모였고 분위기는 차분했다.

홍준표 대표는 23일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홍 대표는 최근 갈등을 빚고있는 서·최 의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홍준표 대표는 23일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홍 대표는 최근 갈등을 빚고있는 서·최 의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간담회장으로 들어서는 홍 대표의 걸음은 느렸다.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자리에 앉은 홍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마치 임진왜란 앞두고 동인, 서인이 일본에 갔다 와서 일본에 대한 느낌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그런 느낌을 받지만 그때처럼 당리당략에 의한 판단이나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조야에 한미 간의 군사 동맹을 넘어서 핵 동맹을 요청하기 위해서 오늘 출발한다. 가서 진솔하게 미국 조야에 한국의 여론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방미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의 모두발언 직후 기자들의 질문은 이번 미국행의 주목적과는 다른 데서 나왔다. 서·최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서였다.

지난 13일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홍 대표가 계속 얘기해왔던 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의결했다. '친박청산'의 목적이었다. 이에 서·최 의원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패륜, 배신행위라며 코미디 같은 결정은 원천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서 의원은 홍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홍 대표가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면서 그에 해당하는 녹취록이 있다고까지 폭로했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였다.

홍준표 대표는 서·최 의원을 향해 탄핵 후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맹비난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 대표.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홍준표 대표는 서·최 의원을 향해 "탄핵 후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맹비난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 대표.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해 이날 홍 대표는 서·최 의원을 향해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서·최 의원이)6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그분들이 그렇게 말하려면 탄핵을 막았어야 했다. 탄핵 후 자기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인제야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홍 대표는 이후 "국내 문제는 이 정도로 맡겨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말을 아꼈다. 서·최 의원과의 갈등으로 '전술핵 배치 촉구'를 위한 방미 목적이 흐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몇 가지 추가 질문을 던졌지만 홍 대표는 즉답을 피하면서 "방미 뉴스가 국내 뉴스하고 뒤섞이면 국가지대사의 문제가 희석되기 때문에 더이상 질문을 안 해줬으면 한다. 돌아와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할 말이 많았지만 꾹 눌러 참는 모습이었다. 결국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나가다가 갑자기 뒤돌아서서는 기자들을 향해 "6년이나 이 당을 농단했던 사람들인데 쉽게 물러나겠나"라고 한 마디 던졌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3일 출국장으로 들어서면서는 서·최 의원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3일 출국장으로 들어서면서는 서·최 의원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인천공항=남윤호 기자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홍 대표는 9시 30분경 동행하는 의원 및 관계자들과 함께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길에 서·최 의원과 관련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매우 무거워 보였다.

한편, 이번 방미단에는 홍 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심재철·이주영·정진석·이철우·염동열·강효상 의원, 이재영 최고위원, 김대식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미 국무부 인사,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고 미 언론 인터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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