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人] '이미지 전문가' 정연아 대표가 꼽은 정치인 '베스트·워스트'
입력: 2017.10.22 04:00 / 수정: 2017.10.22 14:18

정연아 이미지테크 대표는 지난 19일 서강대학교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갖고 이미지컨설팅은 한 사람의 매력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서강대=남용희 기자
정연아 이미지테크 대표는 지난 19일 서강대학교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갖고 "이미지컨설팅은 한 사람의 매력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서강대=남용희 기자

<TF라이프人>은 일반인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힘든 일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일상을 내보이며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희망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서강대=오경희 기자] '국내 1호 이미지컨설턴트'인 정연아 이미지테크 대표(59·(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는 '사람'을 디자인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 26년 간 정치인부터 일반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이미지컨설팅과 관련 강의와 저술 활동을 했다. 그런 그는 자신의 일을 "한 사람의 매력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9일 서강대 아루페관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가장 먼저 거울을 찾았다. 전문가로서 머리와 옷 등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얼굴형을 드러낸 단정한 헤어와 손목시계, 몸에 딱 맞는 정장차림 그리고 상대의 눈을 응시하며 미소짓는 표정과 역동적인 제스처는 그의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를 보여줬다.

'이미지 전문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전인 30대 무렵만 해도 정 대표는 평범한 주부였다. 가부장적인 시댁과 남편과의 생활로 일탈을 꿈꿨다. 그는 "지금도 남편이 저에게 '버르장머리 없다'고 할 정도다. 당시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러다 죽겠다 싶었고, 그래서 서점을 찾았다. 원래 책을 안 좋아하는데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다"라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30대 무렵에만해도 주부였고, 일탈을 꿈꿨다고 말했다./남용희 기자
정 대표는 "30대 무렵에만해도 주부였고, 일탈을 꿈꿨다"고 말했다./남용희 기자

1991년, 어느 날 읽은 책 한권이 삶의 전환점이 됐다. 1980년 초 유리천장이 공고하던 시대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들어간 1호 여성 인사가 미국을 다녀온 뒤 쓴 '이미지메이킹'에 관련한 서적이었다.

어릴 적부터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정 대표는 "엄마가 언니랑 손잡고 이발소에 데리고 갈 때마다 신데렐라처럼 머리가 길고 싶었다. 타고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미대에 들어갔고,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며 "이 책을 읽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게 이미지메이킹이었구나란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시골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도시에 나와보니 직업을 화가라고 하더라는 격이었다"고 말했다.

결심을 굳힌 뒤 일탈의 과정은 치열했다. 그는 "저 치열했다. 이미지메이킹과 컨설팅 관련 서적, 토정비결, 관상학 등 분야 불문 책을 읽고 공부했다. 처음엔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강의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맨땅에 헤딩하듯 강의를 하고 싶다고 두드렸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털어놨다.

터닝포인트는 39살에 찾아왔다. 1997년 펴낸 자기계발서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가 시쳇말로 '대박'났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각종 언론을 통해 '이미지 전문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정 대표는 당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81평 사무실을 냈고, 고객이 줄을 이을 정도였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회장 전 총재인 경우 제스처가 없어서 조언을 해드렸었다고 밝혔다./남용희 기자
정 대표는 "이회장 전 총재인 경우 제스처가 없어서 조언을 해드렸었다"고 밝혔다./남용희 기자

"책을 쓰는 데 3년이 걸렸고, '너 이거 별로다'라며 퇴짜도 여러 번 맞았어요. 그런데 제가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어요. 다시 도전했죠. 그리고 올해로 딱 20년이 됐네요. 책을 내고 이름을 알리면서 정치인 이미지컨설팅과 일반인 취업 면접 등 바쁜 나날을 보냈어요."

다년 간의 컨설팅을 하면서 잊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서울대 출신의 30대 남성으로 회사 부도 후 재취업에 나섰지만 15번이나 떨어져 정 대표를 찾아왔고, 16번 째 합격했다. 그는 "처음 봤을 때 '내가 저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이 없어 보였다. 후줄근한 차림에 스마트해보이지 않았다. 3대7로 가르마를 바꾸고 옷차림도 확 바꿨다. 자신감을 찾은 남성은 저를 만난 뒤 바로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대선후보와 정치인들도 그의 고객 대상이다. 첫 대선후보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를 서면 문건으로 컨설팅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직접 만나 제안을 했다. 정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인 경우 제스처가 없어서 조언을 드렸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흐릿한 색상의 넥타이로 인상을 주지 못해 포인트 컬러를 추천했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옷은 남을 위해 입어야 한다고 했다./남용희 기자
정 대표는 "옷은 남을 위해 입어야 한다"고 했다./남용희 기자

기성 정치인 가운데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미지메이킹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나 의원은 탁월한 감각과 센스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정치인은 비즈니스 웨어로 컬러풀한 의상보다 베이직한 옷차림이 가장 좋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가 생각하는 '이미지컨설팅'은 무엇일까. 그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포장이 좋은 물건에 먼저 손이 가듯 자신의 단점은 감추고 장점을 부각하는 게 이미지메이킹이다. 먹는 건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지만, 옷은 남을 위해 입어야 한다. 본연 그대로의 자신과 헤어, 표정, 제스처 등 이미지 요소 등이 합해져서 아이덴티티가 돼기 때문이다. 또 이미지 메이킹이 상수일 수 없지만, 분명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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