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방선거 출마를 둘러싼 질의시간이 정책질의보다 더 뜨거웠다. 지난달 20일 '범죄예방 환경조성' 협약식에 참석한 박 시장./임영무 기자 |
[더팩트|서울시청=조아라 기자] 17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방선거 출마를 둘러싼 질의시간이 정책질의보다 더 뜨거웠다.
◆朴 3선 도전 "여러가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3선 도전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진 박 시장은 여야 의원들의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을 아끼면서도 연임 의지를 애둘러 드러냈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아직 수 개월여가 남아있는데다, 본선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경선에 등판할 선수들의 면모가 드러나지 않은 탓이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내년에 (서울시장) 3선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자 박 시장은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서울시의 청년실업률과 합계출산률, 미세먼지 대책 등에 대한 지표를 들이밀면서 "지난 4년, 정말 수준이하"라면서 "17개 시도지사 중에 최하위 실적인데 3선 출마에 대해 양심의 가책 없는지,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싶다)"고 질타하자 박 시장은 "시민들이 (점수를) 매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반박하는 자료를 내놨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도 박 시장의 애매모호한 답변에 "3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이 안나온다"며 "이 시점이면 다시 서울을 이끌겠다는 연임 의지가 명확해야 한다. (도전 의지가) 확실하면 서울시정에 더 좋을 수도 있다"며 답변을 촉구했다.
이에 박 시장은 "고민은 하고 있지만, 지금 국감 중이고 또 서울시정에 닥친 문제가 엄중해 서울시정을 챙기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황 의원이 "다른 말로 회피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지금까지 제 직책에 대한 것보다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고민해왔다"며 "(확답을 못하는 만큼 결정을) 신중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순자 한국당 의원은 "박 시장은 3선이 아니라 저희와 같이 여의도에 오셔야 한다"며 정계입문을 제안했지만 박 시장은 박 의원의 발언을 자르고 "아니다"라며 손사레를 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서울시청=조아라 기자 |
◆野의 집요한 '확답' 요구, '박원순 3선' 두려워서?
야당 의원들은 박 시장의 확답을 얻어내기 위해 집요한 질문을 계속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경남도지사 차출설'까지 거론하면서 박 시장이 "정치적 고려를 한다"고 비판했다.
황영철 의원은 "최근에 민주당 내부에서 '박원순 경남도지사 차출론'이 나왔다. 언론에서도 거론이 됐다"고 발언했다. 앞서 경남지역 정가에서는 창원 출신인 박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경남지역을 잡기위해 경남도지사로 차출되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완전한 정권교체를 위해선 경남지역 지방권력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거물급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 시장과 그의 주변 인사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고. 전혀 생각하고 있지않다"고 힘 줘 말했다. 박 시장 측근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의 거취와 관련 질의가 주를 잇자 일각에선 민주당보다 비교적 후보군이 빈약한 야권의 공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은 현재까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이렇다할 인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 경남도지사 출마 계획있느냐, 없죠?" 라고 묻고 "경남도지사 후보 차출설은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을 두려워하는 야당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