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체크] 정미홍, "김정숙 여사, 옷값만 수억" 주장은 사실일까
입력: 2017.10.16 04:41 / 수정: 2017.10.16 11:22

최근 보수 성향의 인사인 정미홍 씨가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청와대는 이를 정면반박했다. 김 여사가 문 대통령 취임 후 해외 순방에 동행할 때 입은 옷차림./청와대 제공
최근 보수 성향의 인사인 정미홍 씨가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청와대는 이를 정면반박했다. 김 여사가 문 대통령 취임 후 해외 순방에 동행할 때 입은 옷차림./청와대 제공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김정숙 씨, 국민 세금으로 비싼 옷 해입고…."

보수 성향의 인사인 정미홍 씨(59·KBS 전 아나운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63) 여사를 겨냥해 한 발언이다. 정 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넉 달도 안 돼 옷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로 국민의 원성을 산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부인으로서 김 여사의 옷차림에 문제를 제기했고, SNS(사회관계망) 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후 청와대는 지난 9일 반박에 나섰다.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다고요?"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청와대는 "해외 순방 시에는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 외는 10년간 입었던 옷이거나 저렴한 홈쇼핑 등의 옷을 구입하고, 직접 수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 쪽의 주장 모두 '2% 부족'한 점이 있다. 정 씨인 경우 '비싼 옷값'의 근거 제시 없이 주장만 있을 뿐이다. 또 청와대는 고가 제품으로 알려진 옷과 소품인 경우 값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일까. 이에 <더팩트>는 팩트체크를 했다.

√ FACT 체크 1. 김 여사 패션 논란, "전통美 알리려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방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방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그렇다. 김 여사의 패션이 화제가 된 순간은 문 대통령과 해외 순방을 함께했을 때였다. 이른바 '패션 외교'로 주목을 받았다.

첫 외교 데뷔전이었던 지난 6월 방미 당시 김 여사는 파란색으로 물든 한복을 입었고, 전통 칠공예 기법인 나전(螺鈿) 클러치를 손에 들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기에 한국 전통의 버선코를 상징한 구두 아이디어도 직접 내 신었다. '푸른 숲'이 그려진 재킷과 공경할 제(悌) 자가 담긴 문자도 블라우스도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에게 전통 바느질 기법으로 만든 분홍색 누빔코트를 벗어주기도 했다.

청와대는 "해외순방시에는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부통령 부인 카렌 펜스 여사와의 오찬 때 입은 여름 누비, 버선코 구두, 푸른 숲이 프린트 된 코트, 워싱턴 아이오나 서비스 센터와 초등학교 방문시에 입었던, '공경할 제(悌)'가 프린트 된 블라우스가 그렇다. 한미 정상회담시 입었던 한복은 어머님이 물려주신 옷감을 염색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행사에선 지난 10여년 간 즐겨입던 옷을 자주 입는다. 보훈 어머니 초청 오찬, 청와대 앞길 개방행사, 뉴욕 플러싱 방문 시 입었던 옷들은 오랫동안 입던 옷들”이라고 덧붙였다.

√ FACT 체크 2. 유명 디자이너·장인 작품…옷값, 수억 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청와대 제공

정확히 추산할 수 없지만, '고가'일 가능성은 있다. 김 여사의 해외 순방 패션은 유명 디자이너와 장인들이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1일 <중앙일보>는 "(김 여사가) 한복 대신 화이트 투피스를 입어 화제가 된 취임식 패션은 파리 컬렉션에 수차례 섰던 양해일 디자이너 옷이다. 양 디자이너는 지난 6월 방미 당시 김 여사가 입었던 '푸른 숲'이 그려진 재킷과 공경할 제(悌) 자가 담긴 문자도 블라우스, 나전칠기 클러치백(손가방), 그리고 7월 독일 방문 때 든 토트백도 제작했다. '푸른 숲'은 정영환 작가와, 나전 클러치백은 김용겸 장인과 협업한 덕분에 두 사람도 덩달아 유명세를 치렀다. 그런가 하면 방미 당시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에게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줘 화제가 된 누비 코트는 무형문화재 김해자 누비장의 작품이다. 또 높낮이가 서로 다른 독특한 버선코 구두는 전태수 장인이 제작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패션업계 관계자들도 김 여사의 패션 논란을 인지하고 있었다. 관련 업계에 10년 이상 종사한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해자 누비장의 분홍색 누빔코트인 경우 10년 전으로 치면 1000~2000만 원으로 알고 있다.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오랜 기간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해서 작품으로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블라우스도 고가인 것으로 안다. 다른 제품들도 다 장인들이 만든 것이라 가격이 낮다고 할 수 없으며, 작품의 가격은 깎지 않는 게 관행이다"고 귀띔했다.

√ FACT 체크 3. 청와대, 김 여사 의상구입비 지원?

청와대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 카드뉴스./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 카드뉴스./청와대 페이스북

그렇다. 청와대는 "일상 행사의 의상은 김정숙 여사 부담이지만 공무로 참석하는 순방행사는 청와대의 '일부 예산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상세 지원 내역 역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의상 구입과 관련해 "(김 여사는)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하고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해 입는다. 공식행사 때 입는 흰색 정장은 모 홈쇼핑에서 구입한 10만원대 제품"이라며 "분홍색 원피스는 기성복, 손바느질로 직접 수선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손수 바느질을 하는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이미지컨설팅을 해온 정연아 이미지테크 대표는 지난 1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김정숙 여사의 어머니께서 포목점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한복이라든지 전통 미에 대한 애정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해외 순방 시 수억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리를 해서 의상을 구입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서민 대통령이란 이미지 때문에 가격을 밝히거나 이런 부분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속 시원하게 밝히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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