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대석| 박성중 한국당 의원] "당 혁신 미흡해…더 화끈해야"
입력: 2017.10.07 04:00 / 수정: 2017.10.08 14:33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더팩트>와 만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 혁신이 어떻게 돼가고 있다고 평가하냐는 질문에 혁신위원회의 혁신이 조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더팩트>와 만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 혁신이 어떻게 돼가고 있다고 평가하냐'는 질문에 "혁신위원회의 혁신이 조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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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혁신위원회에 조금 아쉬움을 느낍니다. 좀 더 전향적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중(59)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 혁신'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초선인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지 2년도 채 안됐지만 벌써 당을 한 번 나갔다 온 전적이 있다. 그는 바로 '바른정당 탈당파 13인' 중의 한 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표를 던지며 한국당을 나와 바른정당에 몸담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다시 복당했다.

한때 '배신자'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서 그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집무실에서 박 의원을 만났다. '박쥐'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들으며 탈당과 복당을 거친 데 대해 그는 "결코 이익을 좇은 적은 없었죠. 힘든 선택이었지만 결단할 수밖에 없었어요"라고 털어놨다.

친정으로 돌아온 뒤엔 당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있다. 당 홍보본부장 직을 맡아 추락한 한국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자유한국당 5행시 짓기'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SNS, 유튜브 등 홍보전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선 패배와 박근혜 정부 탄핵 사태 등으로 보수진영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박 의원은 "혁신위가 좀 더 국민의 요구에 맞춰서 '화끈하게' 혁신을 매듭지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혁신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 친박계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사실상' 출당 조치를 촉구하는 혁신안을 내놨는데도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해 당시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했다가 다시 복당한 바른정당 탈당파 13인 중 한 명이다. 현재는 당 혼보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박성중 의원은 지난해 당시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했다가 다시 복당한 '바른정당 탈당파 13인' 중 한 명이다. 현재는 당 혼보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 "보수 살리기 위해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고, 30여 명의 의원들이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박 의원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당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이었냐'고 묻자 박 의원은 "철새다, 배신자다. 그것 때문에 얼마나 욕을 많이 먹었는지 모릅니다. 근데 철새는 따뜻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저는 바른정당으로 갈 때 따뜻한 곳을 찾아간 게 아니었습니다"라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것은 '보수를 살리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실책으로 인해 보수에는 희망이 없었어요. 눈물을 머금고 나간 거였어요. 초선의원에겐 당연히 남아있는 게 가장 따뜻한 거지 않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운동장은 기울어져 있었고 이기기 위해선 새로운 마당을 깔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확신을 갖고 나갔는데 내 신념과 확신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지역에서 구청장까지 하면서 15년을 지냈는데 가는 곳마다 '배신자'소리를 들었고 심지어는 저랑 악수도 안하더라고요"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박 의원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 실수, 실패를 많이 했으니 다음에는 더 잘하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에디슨, 라이트 형제도 수백 번, 수천 번을 실패한 뒤에서야 성공했지 않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 "혁신위의 혁신에 조금 미흡함을 느낍니다"

당을 살리기 위해 '철새 낙인'을 감수한 그의 새 둥지는 튼튼할까. '한국당의 혁신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박 의원은 지체 없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뭔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더 산뜻하게 치고 나가야 되는데 속도도 느리고 내용도 부족합니다. 국민들에게 시원함을 주지도 못하고 적은 감이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좀 아쉽습니다. 최근에 박 전 대통령, 최경환 의원, 서청원 의원 출당에 대한 혁신안도 나왔는데 좀 더 매끈하고 화끈하게 처리해서 매듭을 확실히 지어줬다면 더 좋았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어떤 것이 당 혁신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박 의원은 가장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입에 올렸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보수를 붕괴시켰지 않습니까. 물론 잘한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최순실 씨와 관련해 잘못한 게 있고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이니 책임을 져야죠. '내가 책임 안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보수의 재탄생, 재부흥을 위해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도 이제 후배들과 보수가 다시 뭉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하는 자세가 바람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보수의 단합을 위해 세 분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가장 필요하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바른정당과 통합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두 번째로 한국당이 옆에 있는 보수 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한국당,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에도 흩어져 있습니다. 이것까지 다 합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진보세력까지도 좋습니다. 뜻이 맞다면 합쳐서 파이를 키워야죠. 저는 그런 관점에서 홍보도 그런 쪽으로 할 예정이고 대표에게도 그렇게 건의할 겁니다.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재영입을 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금은 당의 단합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그게 우리 당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한국당 내에도 여러 스펙트럼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건강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SNS, 유투브, 카드뉴스 등을 통한 다양한 전략으로 당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박성중 의원은 SNS, 유투브, 카드뉴스 등을 통한 다양한 전략으로 당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중 의원실 제공

◆ "홍보본부장으로서 목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우기"

'혁신 깃발'을 내건 홍준표 대표는 취임하면서 '바른정당 탈당파' 중 한 명이었던 박 의원을 홍보본부장으로 파격 기용했다. 지난 7월 13일 임명장을 받은 뒤 활동한 지 석 달여가 흘렀다. 중책을 맡은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체감했다"고 고백했다.

박 의원은 "여당을 하면 방송, 언론에서 주목하고 기사도 잘 써주지만 야당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운동장이 아닌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이 8:2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가져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홍보 전략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홍보본부장이 된 이후로는 이러한 전략을 집중적으로 의원들, 당협위원장들에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참여도가 20% 정도 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60% 정도 까지 올라갔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반응이) 미적지근했는데 지금은 '홍보본부장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는 이야기들도 하십니다. 앞으로도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의 콘셉트 등을 바꿔가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려고 합니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중점을 두는 전략 중 하나가 '홍준표 대표 이미지' 관리다. 박 의원은 홍 대표와 매일같이 접촉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돌발 발언도 모두 사전에 알고 있는 것인가'라고 묻자 웃으며, "알고 있는 건 30% 정도 되고 나머지 70%는 본인이 알아서 합니다. 그래서 돌발 발언도 많고 실수하는 것도 좀 있기는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대표를)홍보본부장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굉장히 장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정치적 감각, 언어 구사 이런 것들이 어떤 사람보다도 좋습니다"라면서도 "발언하기 전에 조금만 정제해서 발언한다면 실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난 것을 쏴버리고 나중에 주워 담는 식이라 조금 아쉽죠. 가끔 팩트에 안 맞는 부분도 있고 한데 사전에 조금만 발언을 정제한다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문재인 정부는 '이념화된 실험 정부'"

홍보본부장으로서 상대 진영에 대한 평가 또한 빼놓지 않았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물음에 그 어떤 질문에서보다도 열을 올리며 답변에 나섰다. 그는 "저는 문재인 정부를 이념화된 실험 정부라고 규정합니다. 좌파 정부에 너무 이념화돼 움직이면서 실험적으로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정부입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에게 대한민국은 실험실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인사 임명,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안보 정책 등을 꼽으며 "우린 완전히 이념화된 순수 좌파 이론을 그대로 실험하고 있어요"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들도 어느 정도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제 6개월이면 허니문 기간도 끝나는데 국민들이 이제 정말 어떤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인지 마음 밖으로 표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새로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하나하나를 더 들여다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특히 우리 한국당 노선에 너무 비판만 하지 마시고 더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홍보본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 면에서 어려운 추석이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 좋은 일들이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의지를 밝혔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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