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스토리<상>] 춘추관 24시…'대통령의 입'에 웃고 울고
입력: 2017.10.07 04:00 / 수정: 2017.10.07 04:00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춘추관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맞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집무실을 공개했다./청와대 제공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춘추관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맞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집무실을 공개했다./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심장부다. 나라 정책 입안과 결정을 하는 국가 최고의 컨트롤타워다. 국가 수반인 대통령은 이곳에서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이를 기록으로 담는 곳이 바로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이다. 출입기자들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내 춘추관 일상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일정 브리핑은 언제 하나요?"

춘추관의 공식 오전 일과는 춘추관장의 '대통령 일정' 브리핑으로 시작한다. 매일 오전 8시~9시께 권혁기 춘추관장은 당일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 경호와 보안상 간략하게 공지한다. 춘추관장은 국정홍보전략을 기획하고,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홍보 전략을 기획하는 업무를 맡는다.

2층 천장 높이의 춘추관 1층 로비, 출입기자들은 브리핑 시각에 맞춰 대기한다. 전체 출입기자는 300여명 수준이다. 탈권위와 소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신규 언론사에 문호를 개방했다. 이 또한 보안상 일정 조건과 엄격한 신원조회를 전제로 했다. 기자들의 출퇴근 시간은 정해진 게 없다. 언제 어느 때 사건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시간 속보를 다루는 통신사 등인 경우 새벽부터 춘추관의 불을 밝힌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현안점검회의, 주1회(월요일) 수석·보좌관회의 등을 주재하고, 주요 내·외빈 접견과 오찬, 국군의 날 등 기념행사 참석 등이 주를 이룬다. 춘추관장의 브리핑이 끝나면 기자들은 '백브리핑'에서 회의 의제 및 현안 등에 대한 질의를 한다. 사전에 대통령이 국정 현안과 관련해 '어떤 말'을 할지, '어떤 생각'을 갖는지 등을 어림짐작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메인 무대는 2층 브리핑룸에서 벌어진다. 지상 1층은 펜·영상 기자실이 자리 잡고 있으며 로비에서 수시로 청와대 참모진들이 브리핑을 연다. 2층은 대통령 기자회견이 열리는 큰 규모의 브리핑룸으로, '대통령의 입'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주로 선다. 문 대통령의 일정에 동석한 박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사후 설명'을 한다. 김대중 정부까지는 기자들이 비서동에 들어가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었으나, 참여정부 때 '취재 선진화 조처'로 청와대 경내 출입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춘추관 2층 브리핑룸 전경. 이른 아침 몇몇 기자들이 일정 등을 확인하며 대기하는 모습./청와대=오경희 기자
춘추관 2층 브리핑룸 전경. 이른 아침 몇몇 기자들이 일정 등을 확인하며 대기하는 모습./청와대=오경희 기자

때문에 기자들은 박 대변인의 입을 주목한다. 대통령의 의중을 읽어야 해서다. 이를테면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론이 불거졌을 때 기자들은 치열하게 한·미 공조와 대중 관계 등을 취재하며 박 대변인에게 연일 질문을 쏟아냈다. 북핵뿐만 아니라 평소 기자들의 취재열기 탓에 박 대변인은 하루종일 개별 질의와 문의 전화·문자 등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변인은 평소 새벽 4시에 출근하실 만큼 20시간 이상 일하신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2층엔 청와대 직원들과 기자들의 '배꼽시계'를 책임지는 식당도 있다. 한 끼당 3000원이다. 일부는 춘추관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청와대 비서실 가운데 기술직 실무직원 9명과 직원식당에서 '3000원 짜리' 식사를 함께했고,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일엔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 삼청동 수제비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도 했다.

춘추관의 퇴근 시간도 대통령이 키(Key)를 쥐고 있다. 당일 오후 또는 주말에 일정이 잡히면 직원들이나 기자들은 야근과 당직행이다. '경계 1순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다. 대개 주말인 일요일에 갑작스레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서다. 지난달 3일인 일요일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몇몇 기자들은 "아 또?"냐며 "김정은도, 국내 월요일 조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9얼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 만찬 회동 직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각 정당 대변인들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지난 9얼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 만찬 회동 직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각 정당 대변인들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엔 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 만찬 회동이 저녁 7시 청와대 상춘재로 잡혔다. 이날 만남은 오후 9시 7분까지 두 시간 남짓 이어졌다. 또 이례적으로 각 정당 대변인들이 춘추관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늦은 시각 춘추관의 불도 꺼지지 않았다. 다음 날 기자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묻어났고, "다음엔 낮에 합시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아예 조찬회동으로 하자""격하게 공감한다"라는 대화가 오갔다.

춘추관의 불은 24시간 환하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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