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24시간이 모자라' 文대통령의 하루…'회의부터 식사까지'
입력: 2017.10.06 04:00 / 수정: 2017.10.06 04:00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소통 행보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일정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소통 행보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일정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 | 김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탈권위·소통 행보에 속도를 냈다. 국정 업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어금니 두 개를 들어낸 상태에서 사드 임시배치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청와대 본관이 아닌 비서동인 여민관 출근을 자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여민1관 3층 집무실로 출근한다. 공식 출근 시각은 오전 9시다. 주영훈 경호실장, 송인배 제1부속실장 등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에도 집무실이 마련돼 있으나, 문 대통령 취임 후 여민관으로 옮겨왔다. 참모들과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여민1관은 비서실장실·정무수석실, 2관은 민정수석실, 3관은 국민소통수석실 등이 있다.

지난 5월 24일 청와대는 87㎡(26.4평) 규모의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을 공개했다. 기존 본관 집무실(169㎡·51평)의 절반 크기다. 이 집무실은 일자리 상황판과 대통령 책상, 회의용 원탁으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매일 점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원형 탁자는 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 민정수석일 때 직접 사용했던 것이다.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출근 후엔 아침 회의가 이어진다. '현안점검회의'로,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박수현 대변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이 배석한다. 참모들의 보고가 이어지고 의견교환, 간단한 토론이 벌어진다.

정례회의로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목요일 오전 10시마다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한다. 국정비전과 과제뿐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권 초 현완을 점검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3일부터 매주 월요일에만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대신 국정과제 및 주제별 관계부처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른바 '수보회의'는 고정석 없이 '비지정 좌석' 제도로 운영돼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평소 실무형 수평적 회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실장 등 청와대 4실장은 사실상 고정 좌석에 앉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호프 타임을 가졌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이 모여 최초로 호프 타임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호프 타임'을 가졌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이 모여 최초로 '호프 타임'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식사 시간'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 쓴다.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매주 월요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오찬회동을 갖는다. 이 총리는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에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주례회동은 국정 운영의 큰 축인 두 회의에 앞서 대통령과 총리가 의견을 교환하고 국정 운영의 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된다는 전언이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을 방문해 '다둥이(다자녀) 공무원' 등 20여 명과 점심식사를 하며 육아와 근무 고민을 나누거나, 청와대 직원들과 3000원짜리 식사를 하는 등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찾는 곳이 많기 때문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대통령께서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왼쪽 어금니 윗니 두 개를 절개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어금니를 절개한 직후였지만, 사드 메시지 초안을 보고 검토해 수정을 거친 뒤 저녁무렵 메시지를 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참여정부 시절 격무에 시달려 치아를 무려 10개나 뽑은 적이 있음을 고백한 바 있다. 당시 저서에서 "웃기는 것은 우연찮게도 나부터 시작해서 직급이 높을수록 뺀 치아 수가 많았다"며 "우리는 이 사실이야말로 (치아 건강에)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찡찡이(고양이)가 품에 안긴 사진을 공개했다./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찡찡이(고양이)가 품에 안긴 사진을 공개했다./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퇴근 후 일상'은 어떨까.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1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셀프 인터뷰>영상을 통해 '하루에 얼마나 주무시나'라는 질문에 "충분히 자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권 초기에는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힘들기 마련"이라며 "아마 청와대 수석님들, 직원들은 경내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퇴근 후 무엇을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퇴근 후에도 각종 보고서를 봐야 해서 퇴근 시간이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면서도 "퇴근 후에도 자유롭지 못한데, 그래도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 뉴스르 보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또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일군 작은 텃밭(50㎡·약 15평)을 틈틈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 반려견인 마루와 토리를 데리고 산책할 때 조금씩 돌보며, 최근엔 배추·무 같은 가을 작물을 새로 심은 것으로 전해졌다.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은 관저 식당과 청와대 구내식당에 공급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어머니.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어머니. /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역시 관저에서 조용히 보냈다. 지난 4일 청와대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차례를 지낸다. 지난 몇 개월 국민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대통령과 가족들과 모처럼 편안하시길"이라는 내용과 함께 문 대통령이 지난 여름 어머니와 함께 청와대 본관을 걷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취임 직후 자신의 일정을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공개하고, 참모들과 오찬부터 경내 산책 일정까지 알리고 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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