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책을 즐겨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6박 7일의 여름휴가 중 '명견만리'를 읽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독을 권유한 바 있다. / 청와대 제공 |
[더팩트 | 김경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평소 '독서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학창시절 별칭은 '문제아'인 동시에 '책벌레'였다. 취임 전엔 여러 저서를 펴냈고, 취임 후에도 틈날 때 책을 즐겨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기간 동안 읽을 책을 공개하며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향후 주력할 국정 과제 등을 전달해왔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 문 대통령의 독서 리스트와 저서 또는 기록을 담은 책을 모아봤다. 이는 곧 문재인 정부의 방향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 文대통령, 일독 추천한 '명견만리'
지난 8월 문 대통령은 6박 7일의 여름휴가 중 <명견만리>를 읽고 일독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도 국가도 만리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추천했다.
이 책은 소수 엘리트 집단이 독점해오던 이슈를 대중의 장으로 끌고 나와 우리 사회의 절박한 어젠다를 효과적으로 공론화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다. 강연과 다큐를 결합한 한국방송(KBS)의 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다룬 내용을 엮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김영란 전 대법관, 가수 서태지, 소설가 성석제, 서울대 교수 김난도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부터 문화계 인사까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총 세권으로 구성됐다. '명견만리 :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 (인구·경제·북한·의료 편)', '명견만리 :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 (윤리·기술·중국·교육 편)', '명견만리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등이다.
책 '명견만리' 표지./ 교보문고 홈페이지 갈무리. |
◆ '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문 대통령의 가장 최근 저서인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기억 △사람 △광장 △약속 △행복 △새로운 대한민국 등 모두 6개의 주제와 대담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1953년 경남 거제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 그동안 만난 인연들, 진통을 겪는 대한민국에 대한 해결책, 그가 설계하고 다시 세우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의 삶과 추억을 반추하다가 현안 문제로 넘어가 묻고 답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챕터 사이마다 '文&問 직문직답'이라는 코너에선 "엉엉 운 적은?" "21세기 매력적인 한국 여성의 모습은" "남들이 모르는 습관 한 가지" "화났을 때 참는 법" "아직까지 못했지만 꼭 하고 싶은 취미" 등 문 대통령의 솔직한 대답을 들여다볼 수 있다.
◆ '1219 끝이 시작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 이후 1년 만에 자기 성찰과 반성, 현 정부에 대한 비판까지 분석한 책을 냈다. 대선 이후 힘들었던 시간과 국민에 대한 미안함, 나아가 박근혜 정부가 당시 행하고 있는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를 냉정하게 담았다.
대선 패배의 이유 중 하나로 '평소의 준비 부족·실력 부족'이라고 평가하며 자신을 향한 비판과 민주당을 향한 평가를 가감 없이 내비친다. 특히 패배의 원인에 대해 '우리 안의 근본주의'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 국가·애국·안보의 담론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책에 기술했다. 과거 민주정부 10년 동안 영토·영공·영해가 뚫린 적이 없고, 국방예산 증가율도 더 높았다는 점에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가 경제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책을 통해 남북 관계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남한 경제에도 실제 이익이 되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 '문재인의 힘, 사람이 먼저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직후 문 대통령은 당시 선거 슬로건과 같은 제목의 책을 내놨다. 책에는 그가 바라고 있는 세상을 위한 비전과 정책방향들을 정치, 경제, 사회로 세분해 기술했다. 나아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혁명 등 주요 공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의지, 타 정당 후보들과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담대한 발언 등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책을 통해 '포용적 성장'을 내세웠는데, 이는 19대 대선에서 '국민 성장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두 단어 모두 분배를 적대시하지 않으면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 수출 일변도에서 국민 소득을 증대시켜 내수 흐름을 원활히 유도해 대한민국 성장으로 귀결시키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집필한 책 리스트. / 교보문고 홈페이지 갈무리 |
◆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두 분 대통령의 발언과 책을 보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
지난 5월 조국 민정수석이 공수처에 대한 입장에 대해 "공수처가 검찰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검찰을 살리는 것이라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조 수석이 말한 책이 바로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이다.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맡은 문 대통령과 같은 재단 상임운영위원인 김인회 교수가 함께 참여정부 하에서의 검찰개혁 문제를 분석한 책이다. 이들은 참여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만 집중해 견제·감시 시스템은 마련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의 세부적인 대안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책에서는 '공수처는 검찰 권한의 일부를 분산하고 검사 역시 수사 대상에 넣어, 검찰 견제의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모두 지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담겼으며, 지난 9월에는 '공수처 신설 로드맵'이 발표됐다.
◆ '문재인의 운명'
"(노무현)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격인 저서 '운명'에서 이같이 고백했다. "정치는 체질적으로 안 맞는다"던 문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비장한 각오로 '운명'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문재인의 운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비사를 비롯한 30년 동행의 발자취를 기록한 책이다. 만남, 인생, 동행, 운명 총 4장으로 구성됐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교육, 노동 분야 등에 대해 아쉬움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