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바른정당 내홍 속 유승민 전대 출마 선언…의미는?
입력: 2017.09.30 04:00 / 수정: 2017.09.30 04:00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1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1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바른정당이 '자강'과 '통합'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내 대표 자강론자인 유승민 의원이 '11·1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유 의원의 출마선언이 당내 내홍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 의원은 29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른정당 대표가 돼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겠다"며 11월 13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의 상징색인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비장한 표정으로 당사에 등장했다.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이 순간부터 저 유승민은 개혁보수의 승리를 위해 생명을 걸겠다"고 평소와 다른 강한 톤으로 출마의 변을 이어갔다.

유 의원은 "당명을 바꾼 것 말고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는 한국당과 무슨 대의명분으로 합칠 수 있단 말이냐"며 통합파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보수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개혁해야 살아날 수 있다"며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지만 전진하면 희망이 있다. 험난한 죽음의 계곡을 반드시 살아서 건너겠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당명을 바꾼 것 말고는 바뀐 게 없는 한국당과 무슨 대의명분으로 합칠 수 있단 말이냐며 통합파를 겨냥했다./여의도=이새롬 기자
유승민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당명을 바꾼 것 말고는 바뀐 게 없는 한국당과 무슨 대의명분으로 합칠 수 있단 말이냐"며 통합파를 겨냥했다./여의도=이새롬 기자

정치권은 유 의원의 이날 출마선언에 대해 당내 내홍이 심화될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당내 자강론자와 통합론자 사이에 갈등이 격화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출마선언이 이뤄졌고, 대표적 통합론자인 김무성 의원과 함께 당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 의원이 직접 나서 통합의 불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7일 당내 통합파로 분류되는 3선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만나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인해 시작된 당내 갈등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당시 참석자는 김영우·이종구·김용태·황영철 의원 등이었는데, 이 모임을 주도한 김영우 의원과 자강파 다른 의원들 간의 이견만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당 의원과의 모임이 알려진 다음날인 28일 바른정당 의원전체회의에선 이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 쏟아졌다. 최고위원으로서 이번 만남을 주최한 김 의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강파-통합파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습이었다. 자강파 의원들은 11월 전대에 합의했음에도 물밑에서 통합 논의를 키우는 통합파에 대한 섭섭함이 커보였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는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개혁해야 살아날 수 있다며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지만 전진하면 희망이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여의도=이새롬 기자
유승민 의원은 "보수는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개혁해야 살아날 수 있다"며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지만 전진하면 희망이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여의도=이새롬 기자

갈등은 29일에도 지속됐다. 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한국당과의 통합추진위를 구성하기로 한 김 의원 등 일부 통합파의 행동을 '개인 일탈'로 결론 지었고 기존 계획대로 11월13일에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의총 직후 자리를 떠나는 김 의원은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제 개인 생각이지만 안보 위기 속에서 보수대통합, 특히 바른정당과 한국당 뿐 아니라 외부에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분들이라면 대통합 추진을 논의해 볼 수 있지 않느냐"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상 당 입장에 대한 반발의 뜻을 나타낸 것이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통합파 의원들은 의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이날 유 의원은 출마선언 회견문 낭독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당내 통합파 의원들과 관련해 "개별접촉을 하고 있고 출마 선언 이후 최대한 많은 분들을 만나서 함께 이 길을 가자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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