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靑 회동' 불참한 홍준표, 득과 실 3가지는?
입력: 2017.09.29 04:00 / 수정: 2017.09.29 04: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7일 청와대 회동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연세대학교에서 특강 도중 물을 마시고 있는 홍 대표./신촌=이새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7일 청와대 회동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연세대학교에서 특강 도중 물을 마시고 있는 홍 대표./신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대표가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130분 동안의 긴 만남이었다. 핵심 의제는 '안보'였다. 이들은 회동 후 안보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중심으로 한 5개 조항에 대한 합의문도 내놨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철저 이행 ▲한미동맹 강화와 확장억제의 실행력 제고를 포함한 대북억지력 강화 노력 ▲북핵 문제 등 안보 현안의 평화적 해결 원칙 재확인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역할 및 정부의 적극 지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조속 구성이 그것이다.

정치권에선 대체로 이번 회동에 대해 좋은 평가들을 내놨다.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 만남에선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번 회동을 밖에서 바라본 홍 대표의 심정은 어떨까. 정치권 안팎에선 5당 대표 중 '홀로' 청와대 회동에 불참한 홍 대표와 한국당의 득과 실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놨다.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청와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청와대

◆얻은 점 3가지…정부·여당에 부담감 늘려

가장 먼저 홍 대표가 얻은 것은 정부·여당에 부담감을 늘린 것이다. 여야 대표가 4명이나 참석했지만 국회의 3분의 1, 107석을 가진 제1야당이 불참했다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다. 실제 이번 회동에 대해 "홍준표의 불참으로 인해 한계가 있는 회동이었다"는 좋지 않은 평가도 나왔다. 5개 조항의 합의문에 대해서도 그렇다. 홍 대표의 불참으로 인해 이는 '여야 대표'의 합의문이 아닌 '한국당을 뺀 여야 대표'의 합의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불참이 한국당에 대한 일부 지지층에 대한 결집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초부터 홍 대표가 첫 회동에 이어 두 번째였던 이번 회동까지 거절한 것은 '지지층 결집'이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반대쪽으로 향하면서 보수우파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체성에 큰 혼란을 겪어온 한국당은 핵심 지지층마저 등을 돌린 상황이었기에 이번과 같은 홍 대표의 전략이 먹혀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존재감도 부각했다. 정치에 있어 어떤 의미로든 존재감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5당 대표 중 혼자만 이번 회동에 불참한 홍 대표의 존재감은 확실히 부각됐다는 평가다.

◆잃은 점 3가지…‘홍준표 패싱’

이번 회동 이후 '홍준표 패싱'(중요 결정 과정에서 홍 대표가 배제된다는 뜻)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회동 합의사항 중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조속 구성'이 포함됐는데 정부·여당은 한국당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당이 먼저 시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협치를 목적으로 한 여야정 협의체에 다른 당이 모두 참석하는 가운데 '나 홀로' 불참하는 것은 한국당에게 있어 큰 부담감이 될 수 있다. '홍준표 패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회동에 불참하면서 한국당을 향해 쏟아진 큰 비판 중 하나는 "안보 정당이 안보에 대한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지 않냐"는 것이었다. 한국당은 최근 전술핵배치를 촉구하는 등 독자적인 안보 노선을 추구하고 있으나 노선이 비슷한 바른정당이 회동에 참석한 것과 대조되기도 했다. 특히 안보와 관련 노선이 다른 4당이 회동 합의문에는 '안보에 대한 초당적 대처'라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당이 자신들만의 노선을 고집하며 "안보관이 다른데 어떻게 만나냐"고 따지기에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점은 득(得)인 동시에 실(失)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5당 중 불참한 1당으로 존재감 부각에는 성공했으나 비판적인 평가가 많다. 여당을 비롯해 다른 야당들도 홍 대표의 이번 불참에 대해 크게 비판했다. 이번 일로 인해 한국당이 '고집불통'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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