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박지원, 연일 '안철수 때리기'…속내는?
입력: 2017.09.24 04:00 / 수정: 2017.09.24 13:42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최근 안철수 대표의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등 안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 국회= 남윤호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최근 안철수 대표의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등 안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 국회=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우리 결정이 항상 늦고 뒤따라가기만 해서 늘 '2중대 당'이라는 멍에를 못 벗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인준안 표결이 진행 예정되던 지난 21일 오전,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는 김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에 '자율투표' 방침을 밝힌 당 지도부를 정면 겨냥한 말이었다.

한동안 커다란 움직임을 삼가던 박 전 대표가 최근 안철수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모습이 여럿 포착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1일 의총에서 가장 먼저 발언한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진행될 김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에서 당론 없는 자율투표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의원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 의원 40명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냐라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발언 순서를 가진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말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가결인가 부결인가 하는 입장을 표결 전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발표하고 명확한 입장을 정리했을 때 선도정당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했다. 당의 입장을 표결 전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투표를 하겠다는 방침은 앞서 진행됐던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안 표결 때도 그랬고 당이 원래부터 견지하고 있는 원칙이었다. 실제 이날 당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당 의원 다수도 '지금에 와서 입장을 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내놨다.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 당일인 21일 의총에서 안철수 대표는 자율투표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의원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으나 박 전 대표는 당의 입장을 표결 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 당일인 21일 의총에서 안철수 대표는 자율투표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의원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으나 박 전 대표는 당의 입장을 표결 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이후 김 대법원장이 무사히 임명되고도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대표가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뒷감당에 대한 책임을 의원 개개인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안 대표가 찬·반 입장을 밝혀야 했다고도 일침했다.

박 전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안 대표에 대해 반기를 드는 이유가 뭘까.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이처럼 안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에 대해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모 정치학과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김 대법원장 임명안 건은 굉장히 이슈가 된 사안"이라며 "(박 전 대표가) 당 지도부와는 반대되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원래 전 대표 등 한때는 당의 주요 결정을 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위치에 있지 않을 때 많이 보이는 모습"이라고도 부연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은 지금도 크지만 그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거나 강화하고 싶을 거다"라며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안 대표에게 쓴소리 하는 등 계속 이런 포지션을 취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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