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뒷문'으로 숨어든 추선희, '앞문'으로 들어간 안민석·이상호
입력: 2017.09.21 15:00 / 수정: 2017.09.21 18:16
추선희(58)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21일 취재진을 피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추 사무총장을 기다리는 취재진들. /서울중앙지검=김경진 기자
추선희(58)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21일 취재진을 피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추 사무총장을 기다리는 취재진들. /서울중앙지검=김경진 기자

[더팩트 | 서울중앙지검=김경진 기자] "변장해서 오는 것 아냐. 택배 직원을 잘 살펴보자."

2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추선희(58)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기다리면서 기자들이 건넨 농담(?)이다. 전날(20일) 한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했던 추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통보했었다.

하지만 출석 시간이 30여 분 지나도록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를 취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청사 앞에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들 사이에서 농담(?)이 오간 이유다.

추 전 사무총장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자신이 속했던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박원순 서울시장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관제시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정원 댓글공작'이 사회적 이슈인 만큼 이날도 50여 명의 취재진이 서울지검에 몰렸다. 일부 기자들이 농담을 던졌지만 예정된 출석시간이 30여 분 지나자, 또 다시 '허탕'을 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게다가 추 전 사무총장은 이미 한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한 바 있었다. 그는 전날(20일) 약속된 출석 시간보다 2시간 늦은 오후 6시쯤 검찰 측에 "출석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 전 사무총장이 나타나지 않자 일각에서는 또 검찰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 김경진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추 전 사무총장이 나타나지 않자 일각에서는 '또 검찰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 김경진 기자

혹시나 '추 전 사무총장을 놓친 것을 아닐까'라는 생각에 10시 36분쯤 검찰 측에 확인 전화를 했다. 검찰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아직 출석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계속되는 기다림에도 추 전 사무총장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일부 기자들은 볼멘 소리를 하며 현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20여 분쯤 뒤, "추 전 사무총장이 출석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추 전 사무총장이 출석시간보다 50여 분 늦은 10시 55분쯤 취재진을 피해 '뒷문'으로 검찰청사에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뒷문' 출석 소식이 전해지자, "하아~, 어이 없네" "뭐하는 거냐" 등 여기저기서 탄식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만의 목소리도 잠시, 10여 분쯤 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요란히 들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화 <김광석>을 연출한 이상호 감독 겸 기자(오른쪽)와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고 김광석의 딸 서연 양의 타살 의혹 사건 재수사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덕인 기자
영화 <김광석>을 연출한 이상호 감독 겸 기자(오른쪽)와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고 김광석의 딸 서연 양의 타살 의혹 사건 재수사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덕인 기자

이들은 가수 故 김광석의 딸 서연 양 사망사건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과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에 대한 고발 및 고소를 위해 검찰청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20여 분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이후 취재진들은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고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현관에서 대기하던 취재진들을 '허탕'치지 않게 만들어 준 것은 안 의원과 이 기자 덕분이었다.

한편 추 전 사무총장의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변호했던 서석구(73) 변호사가 맡았다.

namubo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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