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취재기] '유엔 총회' 문 대통령 "안 되면 되게 하라!"
입력: 2017.09.20 14:44 / 수정: 2017.09.20 14:44

제72차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하루종일 정상회담을 이어간 가운데 뉴욕 이스트리버 옆 유엔본부에서 틈틈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찍은 사진./청와대 제공
제72차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하루종일 정상회담을 이어간 가운데 뉴욕 이스트리버 옆 유엔본부에서 틈틈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찍은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제72차 유엔총회 무대에 섭니다. 18일(현지 시각)부터 3박 5일 간 미국 뉴욕을 방문해 기조연설(21일)과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합니다. <더팩트>는 대통령 동행 취재를 하고 있는 뉴욕 현지 기자의 취재 현장 안팎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대로 전합니다.<편집자 주>

[더팩트 | 뉴욕=오경희 기자] 19일 새벽 5시(현지 시각, 한국 시각 20일 오후 6시) 눈을 떴다. 한국과 뉴욕의 시차(13시간, 데이라이트 세이빙 타임-일광절약시간제 적용) 때문인지 밀린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를 쭉 훑은 뒤 이내 곯아떨어졌다. 3시간여 뒤 객실 청소를 하러 온 룸메이드의 인기척에 몸을 일으켰다. 전날(18일) 장시간 비행과 새벽 기사 마감으로 머리가 '띵'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일정은 오전 11시 45분, 유엔 사무국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접견이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 주최 각국 수석대표 오찬과 체코·영국·세네갈 정상회담 및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급 대화 등 '외교 다변화'를 위한 일정들이 줄지어 있었다. 일정과 보안, 동선을 감안해 풀(Pool·공동취재) 펜 기자들이 팀을 나눠 일정별로 취재하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후속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일정에 앞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방(객실)을 나섰다.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을 동행 취재할 기자들을 위한 '청와대 프레스센터'는 뉴욕 맨해튼 거리 M호텔 내 마련됐다. 도착 후 '얼빠진' 채 보냈던 첫째 날(18일)에 비해 둘째 날이 되자, 비로소 유엔 총회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복도와 엘리베이터에서 총회 관련 비표를 목에 건 다양한 국가의 취재진들과 마주쳤다. 이들과 "Hello" "Morning"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청와대 프레스센터는 뉴욕 유엔본부 인근 맨해튼 거리 M호텔에 마련됐으며, 총회 관련 각국 외국인들이 투숙 중이다./뉴욕=오경희 기자
'청와대 프레스센터'는 뉴욕 유엔본부 인근 맨해튼 거리 M호텔에 마련됐으며, 총회 관련 각국 외국인들이 투숙 중이다./뉴욕=오경희 기자

일정별로 문 대통령의 중요한 메시지와 풀 워딩을 확인하며 기사 발제를 고민하고,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했다. 대통령 관련 일정이기에 보안상 '엠바고(보도시점 제한)' 해제 여부 등을 이중으로 체크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청와대 간 조율 과정이 긴밀하게 이뤄졌다. 몇몇 기자들은 "하루종일 계속 밤인 것 같다"며 시차적응의 애로사항을 털어놓기도 했다.

프레스센터가 활기를 띤 시각은 오후 5시30분께였다. 대변인 브리핑을 1시간 30분 정도 앞둔 시각이었다. '한·미간 핵잠수함 보유 합의' 진위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한국 시각 20일 새벽 2시 30분) 국내 한 언론은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 뉴욕 순방에서 플러스 알파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현장 취재기자들로선 청와대의 입장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국내외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론'이 확산했고, 유엔 총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였다. 같은 시각 국내에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핵심 메시지는 "(한·미 핵잠수함 보유 합의를) 부인한다"였다.

뉴욕 프레스센터에서도 청와대 관계자를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미 간 합의 사실 여부와 유엔 총회 기간 내 한·미 회담 의제 포함 여부 등이 핵심이었다. 이 관계자는 "의제로 다룰 계획이 없고, 실무협의도 진행된 바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19일 오후(현지 시각) 한-체코 정상회담이 열린 유엔본부 내 회담장이 양국 관계자들로 북적였다./청와대 제공
19일 오후(현지 시각) 한-체코 정상회담이 열린 유엔본부 내 회담장이 양국 관계자들로 북적였다./청와대 제공

한차례 열기를 가라앉히듯, 아래층에선 이국적 음악이 흘러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도 수상의 동포 간담회가 (같은 호텔 내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첫째 날 문 대통령도 인근 호텔에서 뉴욕 동포 간담회를 가졌고,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의 공수부대 구호가 '안 되면 되게 하라'다. 아마 영어로 하면 'nothing is impossible' 정도 되겠습니까."

'다자외교의 장'인 유엔 무대에서 '북핵 외교'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할 문 대통령의 심정이 묻어나는 듯했다. 지금 이 시각 뉴욕 현지의 불을 밝힌 기자들 역시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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