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이혜훈·남경필 추락에 한국당-바른정당 통합 '성큼'?
입력: 2017.09.20 04:00 / 수정: 2017.09.20 04:00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장남의 필로폰 투약 혐의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수원=배정한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장남의 필로폰 투약 혐의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수원=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얼마 전 이혜훈 전 대표의 금품 수수 의혹에 이어 터진 바른정당의 '악재'다.

정치권 일각에선 잇단 악재로 인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개혁 보수'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면서 당내 자강론자들의 목소리가 잦아들 수밖에 없고, 반대로 통합론자들에게는 합당의 명분을 만들 수 있어서다.

우선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와 남 지사가 모두 '자강론'자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자강론자들의 실책은 당연히 자강론이 힘을 잃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전 대표가 당권을 잡고 있을 때는 자강론이 당내에서도 우세한 분위기였으나 이 전 대표가 논란에 휩싸인 뒤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통합론이 무섭게 고개를 든 바 있다.

남 지사가 아들이 마약 복용 혐의로 체포되자, 독일 출장에서 급거 귀국해 공식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당내 사정을 고려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정치권 안팎에선 예측한다. 남 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게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도지사직을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비슷한 이유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정치적 책임론에 대해선 선을 긋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장남의 필로폰 투약 혐의와 관련해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수원=배정한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장남의 필로폰 투약 혐의와 관련해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수원=배정한 기자

게다가 두 사건은 바른정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특히 '개혁 보수'를 신조로 내세운 바른정당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두 건이나 연속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그것도 바른정당의 지도부 격인 두 사람이 논란의 중심에 서 비판은 더 크다.

결국 이런 상황은 통합론자들에게는 합당의 명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합론자들이 이번 사태를 명분 삼아 합당에 대한 목소리를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통합론자들을 중심으로 한 제2의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 딱 20명으로 국회 교섭단체 자리를 어렵게 지키고 있는 바른정당에서 한 명의 탈당자라도 발생한다면 당이 무너지고 곧 한국당에게 흡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전망들에 동의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아무래도 바른정당 내에서 자강파 남 지사가 정치적 타격을 입고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됨으로써 상대적으로 김 의원을 중심으로한 통합파의 목소리가 세질 수도 있다"며 "통합파 진영에선 '당신들 개혁 보수라고 하더니 대표적 인물들인 이 전 의원과 남 지사가 논란을 일으켰다'는 비난을 할 것이고, 당 이미지는 더 실추되고 지지율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도 "이제 더 이상 바른정당이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당에선 조만간 합당 혹은 흡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본회의에 참석한 이혜훈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 전 대표는 이날 당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지난 7일 본회의에 참석한 이혜훈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 전 대표는 이날 당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한편 경찰은 19일 남 지사의 장남 남모(26) 씨를 구속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남 씨는 경찰 조사와 법원 영장심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 씨는 지난 17일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그는 최근 중국에 휴가를 다녀오면서 필로폰 4g을 속옷에 숨겨 밀반입해 강남구 자택에서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4년에도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한 바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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