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동 제안을 거듭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연세대학교 특강에서 웃고 있는 홍 대표. /신촌 =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들러리 참석은 하지 않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동 제안에 거듭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문 대통령 취임 후 진행된 첫 여야 대표 회동에도 불참한 바 있다.

홍 대표가 이렇듯 계속해서 문 대통령의 회동을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정치권에선 표면적 이유와 달리 홍 대표가 핵심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속내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와대의 회동 제안에 응하면 지지층 모으기에 물타기가 돼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간의 첫 회동은 지난 7월 이뤄졌다. 당시 홍 대표는 회동에 응하지 않았고, 추미애 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전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 만났다.

청와대는 지난 7일 여야 4당 대표들과의 두 번째 회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번 회동 제안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제안은 들러리 회담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진정성이 없으므로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이런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이후 홍 대표는 17일 청와대가 또다시 제안했음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렇게 거듭되고 있는 홍 대표의 대통령 회동 거부 의도에 대해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가지고 야당을 대하겠다는 의사표명 등 행동으로 그런 면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인사라인 문책 등이 뒤따라야 하고 안보문제에 대해서도 똑바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홍 대표가 회동을 거부하는 데는 문 대통령에게 ‘협치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대통령 회동 제안 거부가 ‘핵심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 신촌= 이새롬 기자

그러나 정치권에선 홍 대표의 속내를 보는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다른 이유들은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더팩트>에 홍 대표가 한국당 핵심지지층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 대표의 거부 행위가 “일종의 ‘자기 어필’”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는 원래 튀는 걸 좋아한다. 회동 거부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보수 지지층이 자신을 주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신 교수는 <더팩트>에 “지금 한국당은 과거 핵심 지지층마저도 응집을 못하고 있다”라며 “지금 한국당에게 급선무인 것은 핵심지지층을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근데 청와대와 회동을 하면 핵심지지층 모으기가 물타기가 되버린다”라며 “그렇기에 자신들의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회동을 거부하는 거다”라고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신 교수는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핵심지지층을 모으기 위해 정체성을 뚜렷히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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