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부터 3박 5일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 차 출국한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환송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제72차 유엔총회 무대에 선다. 18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22일까지(현지 시각) 3박 5일 간 기조연설과 한·미·일 등 주요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유엔 총회의 핵심 의제는 '북핵 문제'로 꼽힌다. 지난 15일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지 나흘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한반도 긴장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와 후속 조치 등에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 정상인 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 국내외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유엔총회는 다자외교의 장이다. ①10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19일부터 일주일간 '일반 토의(General Debate)'와 기조연설을 통해 자국 현안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린다. 국제 정치와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주제들을 동시에 다룬다. 올해는 '북핵 이슈'가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일반토의에서는 각국 수석대표들이 연단에 올라 15분 정도 기조연설을 하게 된다. 발언순서는 관례에 따라 브라질이 맨 처음에 하고, 유엔 소재국인 미국이 두 번째 순서다. 세 번째부터는 유엔사무국이 주로 직책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총회에는 첫 데뷔전을 치르는 대통령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19일 미국과 프랑스, 20일 일본, 21일 한국·러시아·중국, 25일 북한 등으로 발언 일정이 잡힌 상태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국제사회 최대 규모의 정상 다자 무대에 참여하는 120개국 정상과 교류를 통해 정상 차원의 우의와 신뢰·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외교 네트워크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를 설명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청와대 제공 |
가장 관심을 끄는 ②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엔 어떤 내용이 담길까. 한국이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이래 취임 첫해 참석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방미는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수도 워싱턴 D.C.를 방문한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문 준비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예정된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압박과 제재' 속 '대화 추진'이란 투트랙 전략을 강조해 왔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 이후, 문 대통령은 '강경 대응' 쪽으로 무게를 실었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둔 상태다.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베를린 구상(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힌 쾨르버 재단 연설에 이은 두 번째 국제연설이란 점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변화가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하실 말씀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연설 기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으로, 오는 20일 오후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행사에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동을 할 예정이다./KBS 방송 화면 |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간 동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각국 정상과 회담을 추진하는 등 다자 외교에도 집중한다. 특히 ③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마친 뒤 오찬을 겸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지난 7월 G20 정상회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한국 시각)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체적인 억지 및 방위 능력과 한미 연합방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동맹 강화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 일정을 마치고 나면, 문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22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