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靑, '나쁜 사람' 노태강 인사, 좋은 곳은 안돼"
입력: 2017.09.14 19:40 / 수정: 2017.09.14 19:40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인사조치 과정에서 윗선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인사조치 과정에서 "'윗선'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것에 이어 '두 번째 인사조치' 그리고 '한직 발령'을 지시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는 강태서 문체부 운영지원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은 박 전 대통령이 노 차관의 인사에 개입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문체부에서 인사 담당자인 강 전 과장은 '당시 노 차관이 인사 이동 대상자에 포함됐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포함되지 않았고 전보 대상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 전 과장은 노 차관의 두 번째 사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는 표현은 못 들었지만, 당시 정황상 '윗선'에서 큰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2016년 3월과 4월 노 차관에게 두 차례 찾아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보다 윗선의 지시가 있는 것 같아 인사가 2016년 5월 중으로는 해결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했다.

강 전 과장에 따르면 당시 윗선에서 용퇴를 지시한 사실을 전달받은 노 차관은 "자식이 있다"며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차관은 강 전 과장과 만난 3월과 4월 모두 자신의 인사조치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는 것이다.

노 차관은 최대한 버텼지만 강 전 과장이 이야기한 시한인 5월 마지막 날 면직 처리됐다. 노 차관은 강 전 과장에게 결국 "문체부와 국회 그리고 언론의 접촉이 없는 곳을 원한다"면서 "프랑스 미술 전 관련된 인사 조치는 나로 그쳐야 하며, 나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태강 차관에 대한 두 번의 인사조치와 한직 발령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배정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태강 차관에 대한 두 번의 인사조치와 한직 발령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배정한 기자

김 전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1월 11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이 노 차관을 국민체육진흥공단 사무국장으로 보내겠다는 얘기에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느냐'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후 다시 알아봤다"고 증언했다.이후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노 차관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보내는 것으로 판단,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반대했다.

이와 관련, 강 전 과장은 "저는 송수근 기조실장에게만 들었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반대한다는 표현은 아니지만 정확히는 '청와대에서 안 된다' 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하며 김 전 장관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 대리인 측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은 게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상률 전 수석은 정확히 박 전 대통령이 다른 자리를 찾아보라고 했다고 하지 않고 부속실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강 전 과장은 결국 '윗선'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아닌 다른 자리를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은 후 노 차관을 한국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 자리로 인사조치 하는 안을 올렸다. 강 전 과장에 따르면 한국스포츠안전재단은 정부로부터 일부만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이 사직한 후에 인사조치 되지 않는다. 생활체육 사고와 관련된 보험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강 전 과장은 "제가 용퇴 지시를 전달하러 갔을 때 노 차관은 이미 자신에 대한 인사 조치를 알고 있었다"면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앞서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노 차관을 국민체육진흥공단 사무국장으로 보내겠다는 얘기에 박 전 대통령이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느냐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앞서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노 차관을 국민체육진흥공단 사무국장으로 보내겠다는 얘기에 박 전 대통령이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느냐'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한편 노 차관은 2013년 청와대로부터 '대한승마협회 감사보고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고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과 이와 관련된 감사를 진행했다. 노 차관은 이 과정에서 최순실 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문제를 발견했고, 박 전 전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러 노 차관과 진 전 과장을 '나쁜 사람'으로 지칭하며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된 노 차관은 2016년 초 또 한 번 사표 제출을 강요 받았다. 노 차관은 지난 12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 장식 미술전이 무산된 후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란 소식을 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가리켜 '그 사람 아직도 있느냐'고 했다는 말을 사직 후 동료와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전해들었다"고 증언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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