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지난 1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 바른정당 제공 |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입을 맞췄다. 최근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전 대표가 사퇴하는 등 당 위기 속에서 제기되는 '통합-자강' 두 계파의 분열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바른정당은 최고위원 간담회를 통해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에 일정 부분 뜻을 모았다.
바른정당은 지난 10일 오후 여의도 모 식당에서 의원단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 의원과 유 의원을 비롯해 현역 의원 18명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와 정병국 의원만 불참하고 모든 의원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서로 술잔을 주고받다 입맞춤까지 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바른정당의 최대 관심사는 '포스트 이혜훈' 상황에서 당의 구심점이 누가 되느냐는 것이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지지율 침체, 이 전 대표 사태 등 위기를 거듭하고 있는 당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였다.
강력한 후보자로 김 의원과 유 의원이 거론됐다. 두 의원은 모두 바른정당의 창당 주역이자 양대 대주주로 꼽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통합론, 유 의원은 자강론의 수장 격으로 분류돼 서로 방향이 달랐다.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경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함께 초당적 스터디 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를 출범하며 통합론을 수면 위로 꺼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 8일 비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비대위원장직을) 안 할 것"이라며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10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6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청문위원으로 참석한 유 의원. /국회 = 이덕인 기자 |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사실이 전해지자 유 의원에게로 관심이 쏠렸다. 이후 10일 오후 바른정당은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게 적합하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간담회 후 한 최고위원은 "비대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유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다른 분들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직을 맡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은 하고 있다"며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같은 날 페이스북에 "사즉생!,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그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걸어온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나는 왜 정치를 하는지, 우리는 왜 정치를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끝까지 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바른정당 비대위원장은 당헌 당규상 최고위 선임 후 당원대표자대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 추인된 비대위원장은 11명 이내의 비대위원을 직접 선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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