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文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 언제해요?"
입력: 2017.09.09 04:00 / 수정: 2017.09.09 04:00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문재인 대통령과 각국 정상 간 전화통화 횟수가 외교 지표로 비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문재인 대통령과 각국 정상 간 '전화통화 횟수'가 외교 지표로 비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 이후 '대외(對外) 관계 지표'처럼 여겨지는 게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타국 정상 간 '전화통화 횟수'다.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자주 통화를 하느냐가 곧 '긴밀한 공조'의 가늠자로 비쳐지고 있다.

특히 요즘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뜨거운 관심사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 여부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 9번의 미사일 발사와 1번의 핵실험을 강행했다. 지난 7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ICBM급)을 발사한데 이어 ▲8월 2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월 29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3일 6차 핵실험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갔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위기는 고조됐고, 군사적 동맹관계인 '한·미 간 공조체계'에 시선이 쏠렸다.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를 언제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양 정상 간 통화 시기와 대화 내용에 따라 대북 공조의 방향성과 문 대통령의 대북 해법 변화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 4개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 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 ▲5월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통화를 시작으로 ▲8월 7일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7월 29일 발사) 대응 통화 ▲9월 1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8월 29일 발사) 대응 통화 ▲9월 4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현안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네 차례 통화했다.

문재인(왼쪽 두 번째) 대통령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 발표에서 양국은 북핵 해결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게티 이미지 제공
문재인(왼쪽 두 번째) 대통령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 발표에서 양국은 북핵 해결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게티 이미지 제공

네 차례의 통화를 통해 청와대는 한미 공조의 이상 없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 과정에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한국 무시)'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북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일본이 적극 공조하는 반면 정작 당사국인 한국만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 간 전화통화 횟수를 근거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총리는 북한의 도발 시 예외 없이 통화를 가졌다.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11번 통화했다. 특히 8월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일과 다음 날 연이어 통화했다.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 대리는 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횟수는 트럼프와 아베 총리의 그것에 비해 너무 적다'는 질문에 "횟수보다는 통화의 내용과 질이 중요하다. 정상들이 통화하면 동맹을 강화하고 대북 억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합의들이 도출된다. 양보다는 질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질도 문제다'란 지적에 대해선 "정상들의 통화가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허버트 맥매스터 안보보좌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 등 실무진에선 매일 모든 레벨에서 전화나 문자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도발 이후 예외 없이 통화를 갖고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도발 이후 예외 없이 통화를 갖고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외교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이후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날인 이달 4일까지 최근 1주일 간 모두 10차례에 걸쳐 한국·미국·러시아·영국·호주 등 각국 정상들과 회담 또는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횟수가 모두 4차례(지난달 29일·30일 각 1회 및 이달 3일 2회)로 가장 많았고, 문 대통령과는 2차례(지난달 30일과 이달 4일 각 1회) 통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1차례(3일) 전화통화를 한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는 없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는지 여부가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척도가 될 수는 없으며, 한미 간 공조는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같은 답변을 되풀이해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 관계를 전화통화 횟수로 단순화하는 부분을 지양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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