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라이프人] 'SK와이번스의 사이다'… 막내 치어리더 이유정
입력: 2017.08.20 06:00 / 수정: 2017.08.20 09:39
SK와이번스 이유정 치어리더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SK와이번스 이유정 치어리더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TF라이프人>은 일반인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힘든 일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일상을 내보이며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희망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치어리더는 '야구장의 꽃'이라고 불린다. 팬들로부터 선수 못지 않은 인기와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려한 모습과 달리 치어리더의 삶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달프다. 팀의 '얼굴'인 만큼 짓궂은(?) 팬들에게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하고, 고질적인 무릎과 발목 통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치어리더를 '춤추는 여자'로 보는 시선도 불편하다.

그럼에도 치어리더들은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무한 애정'을 느끼는 듯하다. 프로야구 인천 SK와이번스 막내 치어리더 이유정(23) 씨는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그낭 '중독'된 것 같다"고 했다. <더팩트>는 지난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이 씨를 만나 치어리더의 삶과 꿈을 들어봤다.

이유정 치어리더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이유정 치어리더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이유정 씨는 미인대회 본선에 오를 정도로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실제로 본 이 씨는 옆집 여동생 같은 느낌이었다. 한편으로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순진한, 그리고 열정 있는 '당찬' 20대 여성의 느낌도 있었다.

이 씨는 올시즌 처음으로 SK와이번스 치어리딩팀에 합류했다. 프로야구 치어리더로서 활동하는 건 올해가 처음인 셈이다. 그렇다고 '초짜'는 아니다. △2015~2017년 안양 KGC인삼공사(남자 농구) △2016~2017년 한국전력(남자 배구) △2016-2017 현대건설(여자 배구) △2016-2017 청주 KB스타즈(여자 농구) 등 치어리더 경력은 올해로 3년차다.

그래서인지 이 씨는 치어리더로서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경험하며 느낀 점이나 짓궂은 팬 퇴치법, 막내 치어리더로서 힘든 점 등 다양한 질문에 막힘이 없었다. 일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 마인드, 자부심도 대단했다. 인터뷰 내내 상냥하게, 때론 진지하게, 때론 거침 없이 말하는 모습에 필자는 'SK와이번스의 사이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 언제부터 치어리더를 시작했나요.

시작은 2015년부터였어요. 연기를 전공했지만 노래와 춤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어느날 연습을 하던 중 치어리더 모집 공모를 보고 지원해 발탁됐습니다. 사실 예고를 준비하면서 가야금을 배웠고, 정말 조신하고 얌전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으로 변했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연기에 빠졌죠. 하지만 가야금 레슨을 방학 때 꾸준히 받은 덕분에 농구장에서 연주하는 영광도 누렸죠.

- 직업상 항상 웃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표정관리나 일하기 힘들지 않나요.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러나 팬들이 열심히 응원해주는 덕분에 없던 힘도 생기는 것 같아요.

- 야구경기는 통상적으로 저녁에 늦게까지 이어진다. 일상생활은 물론 체력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 멤버 중 제가 집이 가장 멀어요. 언니들 대부분은 인천에 살지만 저는 수원에 거주하고 있어 퇴근하는 게 제일 고충이죠. 체력관리는 특별히 따로 하는 건 없고, 비타민을 꼭 챙겨 먹어요. 복용하지 않은 날은 하루가 정말 힘들어요. 그리고 제가 운동을 워낙 싫어해서 춤 출 때 동작을 더 크게 해요. 몸매관리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 무대 위에서 뛰는 직업이라 무릎과 발목 등에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은데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솔직히 저도 무릎에 물이 차는 등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에요. 발목에 염증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어리더를 계속하는 이유는 열정과 사랑 때문이에요. 그냥 화려한 겉모습만 보실 수도 있지만, 정말 힘든 직업입니다. 제가 왜 이 일에 집착하는지 완벽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어요. 그냥 중독된 것 같아요. 중간에 잠깐 쉬기도 했는데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아 다시 시작하게 됐죠.

이유정 치어리더는 자신의 롤모델은 팀장인 이미래 치어리더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이유정 치어리더는 자신의 롤모델은 팀장인 이미래 치어리더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SK와이번스 치어리딩팀은 이 씨와 이미래 치어팀장을 비롯해 배수현·오지연·차영현·강윤이 등 6명으로 구성된다. 이 씨는 막내 치어리더다. 이 씨는 자신의 롤모델로 같은 팀의 이미래 팀장을 꼽았다.

- 팀원들과 호흡은 잘 맞나요.

제가 지금 막내인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이렇게 좋은 언니들은 처음이에요. 분위기도 정말 좋고, 며칠 전 강화도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팀장인 미래 언니한테 춤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치어리딩은 일반 춤보다 동작이 크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데 저는 키도 크고 팔과 다리가 길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롤모델로 이미래 팀장을 뽑았는데요.

네. 미래 언니는 밝은 모습뿐만 아니라 청순, 섹시, 아름다움이 공존해요. 게다가 춤도 너무 잘 추는 것 같아요. 치어리더로 갖춰야 할 부분은 다 갖췄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저희 팀원 모두 너무 자랑스럽고 좋아해요.

- 짓궂은 팬들이 있을 듯한데요.

요즘은 정말 매너 좋은 팬들이 많아요. 음… 조스럽긴 하지만 사진 찍을 때 제 팔을 잡아 당기는 등 과한 스킨십을 하는 분이 가끔 있어요. 조금만 자제 당부드립니다.

- SK와이번스의 매력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치어리더 개인 응원단상이 마련돼 있어요. 각자 맡은 위치에서 응원을 하면 팬들과 정말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죠. 덕분에 가족처럼 하나가 되는 느낌이에요. 무엇보다 선수들이 홈런을 잘 치고 있어 경기 보는 재미도 있어요. 야구의 꽃은 홈런이잖아요.

- 치이리더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꼽자면?

프로농구팀 안양 KGC인삼공사가 2016-2017 시즌에 우승을 했어요. 2년 연속 응원하니 팬심도 생겼고, 2015-2016 시즌 때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그쳐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그 마음이 팀에 전달된 느낌이랄까.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유정 치어리더. /배정한 기자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유정 치어리더. /배정한 기자

-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평생 직장이 될 수 없는 것으로 안다. 혹시 다른 꿈이 있다면?

연기 전공이기 때문에 그쪽을 더 배우고 싶어요.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상태라 학업을 마치는 것도 목표죠.

- 치어리더 이유정과 일반인 이유정의 차이는?

똑같아요. 주변에서 제가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평소 때나 일할 때나 비슷해요. 어떤 분들은 카메라 앞에서 밝지만 실제는 내성적인 경우도 있지만 저는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대신 쉴 때는 집에서 잠만 자요. 이렇게 쉬지 않으면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거든요. 집순이라고 보시면 돼요.

-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동하면 쉬는 시간이 없을 것 같네요.

네. 지난해 겨울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숨 가쁘게 흘렀어요. 청주 KB스타즈(여자 농구)와 안양 KGC 인삼공사(남자 농구),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남자 배구),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여자 배구) 등 네 팀을 맞았거든요. 한 달 많이 쉬면 4~5일에 불과했죠.

- 혹시 좋아하는 선수나 이상형은?

저는 듬직한 남자를 좋아해요. 물론 키가 크면 좋겠지만, 별로 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성격은 섬세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는 KGC 이정현 선수와 SK와이번스 김동엽 선수입니다.

- 마지막으로 팬과 <더팩트> 독자에게 한 말씀한다면?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야구장에 오셔서 함께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 이유정에게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유정 치어리더의 이상형은 섬세하면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이다. /배정한 기자
이유정 치어리더의 이상형은 섬세하면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이다. /배정한 기자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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