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00일-정치] '국민 감동' 文대통령…그때 그 장면
입력: 2017.08.17 04:00 / 수정: 2017.08.17 04:00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가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맞춘 '소통'을 보여줬다. 그러나 북핵 등에 따른 외교 현안과 부동산대책 등 난제도 만만찮다. <더팩트>는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한 평가와 분석, 과제 등을 정치·사회 및 경제 분야로 나눠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식부터 이달 17일 취임 100일까지 국내외에서 국민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주는 행보를 보여줬다. 국민들이 문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감동한 데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통합의 의지를 드러냈고, 5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민주화운동 당시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 씨를 품에 안아 위로해 감동을 자아냈다.

6월 12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시일 내 국회를 찾은 기록을 세우며 '협치'를 솔선수범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삶 개선'을 강조하고 야당에 추경 처리를 호소하며 강단 있는 대통령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과 7월 초 G20 회의 일정에서는 '트럼프 악수'와 '메르켈 동행' 등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장면들을 연출하며 첫 양자외교, 다자외교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러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은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지난 5월 10일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은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지난 5월 10일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 취임식

문 대통령은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김정숙 여사와 함께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로텐더홀에 들어서 5부 요인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첫 연설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키워드로 국민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나는 오늘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딘다"고 취임사의 시작을 열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위대함은 국민의 위대함"이라고 표현한 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나의 국민이다.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 감히 약속드린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의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뒤 국회를 나설 때 자신을 반기는 국민들을 발견하고 두 팔 벌려 인사하며 대통령으로서 첫 소통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2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김소형 씨를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2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김소형 씨를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5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5월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2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 방문 이후 4년 만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다"며 "새 정부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에 서 있다.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완전히 복원하겠다.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내겠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당시 제창(다 함께 부름)에서 합창(부를 사람만 따라 부름)으로 전환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이번 행사부터 다시 제창으로 환원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큰 노력 기울일 것 △5·18 관련 자료 폐지와 역사왜곡 막을 것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을 것 등을 약속했다.

기념사에 이어 37년 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태어남과 동시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 씨는 '슬픈 생일'이라는 제목으로 추모사 겸 선친을 향한 편지를 낭독했다. 문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무대 뒤로 향하는 김 씨를 쫓아갔고, 김 씨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한참 동안을 안아주며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2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취초의 추경 관련 시정연설이었다. /이새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2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취초의 추경 관련 시정연설이었다. /이새롬 기자

◆ 6월 12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

"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라는 판단으로 편성한 예산입니다."

문 대통령은 6월 12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이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후 가장 빠른 시일 내 이뤄진 시정연설이자, 최초의 추경 관련 시정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는 국민에게 생명이며 삶 그 자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라는 판단으로 편성된 예산"이라며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약 11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서민 생활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 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하고자 섰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껴안기 위해 일자리부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여야가 협력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에게도 큰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국회 추경 처리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청년 △여성 △노인 △지역 부문별 공통공약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확충과 지원을 위해 우선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30일 한미정상회담과 7월 6~7일 G20 회의에 참석하며 외교 영역을 넓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6월 30일 한미정상회담과 7월 6~7일 G20 회의에 참석하며 외교 영역을 넓혔다. /청와대 제공

◆ 6월 28일~7월 2일 한미 정상회담 & 7월 5일~8일 G20 회의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저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우의가 형성됐습니다. 두 나라의 협력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일정을 소화했다. 6월 30일에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 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한미 FTA 재협상 등이 논의됐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 발표로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깊은 신뢰와 우의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과 미국의 동맹은 평화와 안보의 초석"이라며 신뢰 관계 구축에 의미를 뒀다.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서 화제를 모은 건 악명 높은 '트럼프 악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양국 정상은 첫 만남에서 서로의 손을 가볍게 쥐고 유쾌한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3일 뒤인 7월 5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떠났다.

다자외교 데뷔전이던 해당 일정에서 문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 9회와 한미일 정상회담, 유엔 유럽연합(EU) 세계은행 등 국제 기구 수장들과 면담 3회를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의 2배에 달하는 정상회담 횟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5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은 큰 호평을 받았다. 한독 정상회담 직후 교민들이 총리실 담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먼저 들어가기를 권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과 함께 약 100m를 걸으며 교민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같은 달 7일, 각국 정상이 모인 함부르크 필하모닉 주립 관현악단 콘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손을 갑작스레 잡고 흔들었다. 바로 뒷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지켜보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갓뚜기 등 유쾌한 발언으로 회담을 이끌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갓뚜기' 등 유쾌한 발언으로 회담을 이끌었다. /청와대 제공

◆ "요새 이게 유행" "갓뚜기" 유쾌한 文대통령

문 대통령이 가장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받은 것은 권위를 벗고 '국민 눈높이에 있는' 대통령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가 짧은 기장의 바지에 대해 이야기하자 "유행"이라고 받아치는가 하면, 오뚜기를 '갓뚜기'라고 언급하고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이 자리(임종석 비서실장 자리)가 탐나냐"고 농을 건네는 등 유쾌한 말로 화제를 모았다.

5월 15일 문 대통령이 관저에서 여민관으로 첫 출근할 때 김 여사는 배웅을 하다 문 대통령의 옷매무새를 만지다 "바지가 너무 짧다. 바지를 하나 사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요새 이게 유행이래"라고 답해 김 여사를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호프타임에서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더라. 고용도,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해 유쾌함을 자아냈다.

같은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는 것에 대해 "우리도 피자 한 번 돌려보자"고 제안하는가 하면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를 한 판씩 쏘겠다"고 말하는 등의 농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참모진의 폭소가 터졌다. 평소 문 대통령의 오른편 자리에 앉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우게 됐고 해당 자리는 정의용 안보실장이 채웠다. 이에 장하성 정책실장이 "승진한 거냐"고 농담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이 자리가 탐나느냐"고 거들어 웃음꽃을 피웠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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