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반장 친구는 반장선거 못 나가나" 安 지지 이언주, 당권 도전
입력: 2017.08.12 05:54 / 수정: 2017.08.12 08:58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윤소희 기자] "반장 친구는 반장선거에 못 나가나. 혁신의 전당대회 만들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지지하던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돌연 당권에 도전했다. 이 수석은 출마 명분인 당의 혁신을 강조하는 한편 안 전 대표 지지자에서 경쟁자가 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 수석은 11일 오후 당 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선언문을 읽고, 안 전 대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위기의 국민의당을 구하는 구원 투수가 되겠다"며 당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강력한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또 안 전 대표에 관한 질문에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는 것보다 내가 더 나은 대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위기의 국민의당을 구하는 구원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회=이새롬 기자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위기의 국민의당을 구하는 구원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회=이새롬 기자

◆ 이언주 "위기의 국민의당, 새 판짜기 해낼 것"

이 수석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의 국민의당을 구하는 구원 투수가 되겠다. 국민의당의 새 판짜기를 내가 해내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의 엄중한 시기에 출마가 당을 먼저 생각하는 선택이어야 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며 조언을 들었다"며 "새 판은 새 인물이 짤 수 있다. 국민의당의 정치인으로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왔다. 혼신을 힘을 다해 국민의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출마한 나머지 후보들에게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 이번 전대는 단순한 인물 구도의 대결이 아니라 혁신과 가치 대결을 통한 역동성 있는 경선의 장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 뒤 "내가 경선에 뛰어들어 건강한 경쟁의 장으로, 구당의 해법을 논하는 희망의 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출마 명분을 드러냈다.

이 수석은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제3의 길을 걷기 위해 만든 정당'으로 정의하며 "이념적, 지역적 편향과 고정관념 없이 국민 눈높이에서 가장 지혜로운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3의 길을 걷기 위해 △현실에 기반한 국민 우선주의 △국가 시장 실패를 동시에 보완해가는 사회적 시장경제 △경제 주체 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는 경제민주화와 공동체주의 △민간과 공공 전 영역에서 혁신 △분권과 다당제에 기반한 합의제 민주주의 △공정, 공평한 정책과 행정 등을 키워드로 설명했다.

또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립해 강력한 수권정당으로서 국민에게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라며 "임기 내 지지율 20%를 끌어내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차별화된 선명한 노선으로 당만의 고정 지지층 확보 △과감한 지방정보혁신 방안 제시 및 민생중심 생활 정치 △매주 기초단위 지역위원회 돌며 당원들과 호프 타임 △지방 인재 발굴 등을 내세웠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는 안철수 전 대표(왼쪽)의 당 대표 출마를 지지하다 돌연 당권에 도전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국민의당,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만난 안 전 대표와 이 수석. /이새롬 기자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는 안철수 전 대표(왼쪽)의 당 대표 출마를 지지하다 돌연 당권에 도전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국민의당,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만난 안 전 대표와 이 수석. /이새롬 기자

◆ 안철수 지지하겠다던 이언주 "내가 더 나은 대안"

이 수석의 갑작스러운 당권 도전에 가장 주목되는 건 안 전 대표와 경쟁자가 됐다는 점이다. 이 수석은 당 내외로 공공연한 친안(親安) 의원으로 지난 9일까지만 해도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지지한 바 있다.

이 수석은 출마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이 바뀐 계기에 대해 "당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안 전 대표를 돕는 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국민의당이 혁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고민 끝에 내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수석이 안 전 대표와 러닝메이트 구성이 어긋나 당권에 도전하게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출마하면 친안인 이 수석이 최고위원에 출마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나는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 자체를 바라지 않는다"며 "나는 가치를 좇는 정치인이지 특정 인물을 따르는 정치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안 전 대표와 관계에 대해 "크게 보면 동지적 관계"라고 정의하면서도 "틀 안에서 치열하게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국민과 당원을 위한 도리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반장 친구는 반장선거에 못 나가나'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비유했다.

이 수석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수석과 전화를 통해 당의 진로와 비전, 노선에 대해 논의를 하고 최고위원 출마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안 전 대표가) 내가 선택한 부분들에 존중을 해줬다"며 "내 입장에서는 안 전 대표를 넘어서야 하는 거고 안 전 대표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오는 27일 진행된다. 10~11일 동안 후보자 등록을 받았고 안철수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당 대표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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