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安 전대 출마' 국민의당 내홍 격화…'줄사퇴' 당직 채웠지만 공세 심화
입력: 2017.08.09 14:54 / 수정: 2017.08.09 14:54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사진)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 황주홍 의원과 장정숙 의원 등이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당직 자리를 내려놓았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사진)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 황주홍 의원과 장정숙 의원 등이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당직 자리를 내려놓았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전당대회(전대) 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국민의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의 전대 출마 반대를 주장하며 당직에서 사퇴한 인사들의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즉각 채우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출마 반대' 진영 인사들은 언론 인터뷰 등 당 외곽에서 안 전 대표 측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은 9일 황주홍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8·27 전당대회준비위원장(전준위원장)에 김관영 의원을 임명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선관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이 전준위원장을 겸직한다"고 밝혔다. 전준위원장뿐만 아니라 전준위원과 선관위원 4인의 빈자리도 채워졌다. 국민의당은 이건태 기획조정위원장을 전준위원으로, 심종기 사무부총장과 이현웅 조직위원장을 선관위원에 새로 임명했다.

앞서 황주홍 의원과 장정숙 의원은 각각 지난 7일과 8일 전준위원장과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선관위원을 맡았던 김경진 의원도 당직을 내려놓았고, 김용필 전준위원과 배준현 선관위원(비대위원 겸직)도 사퇴했다. 이들은 모두 안 전 대표의 출마 반대 성명을 내거나 의사를 밝힌 인사들이다.

이는 지난 7일 비대위회의에서 전당대회 관련 일부 당직자의 언행에 엄중 경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당직자들이 각자의 분수에 맞는 역할과 공정한 당무집행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당의 위기적 상황을 타개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자 같은 날 오후 황 의원은 사표를 제출했고, 8일 오전 장 의원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편파적인 행동을 했던 당직자에게 경고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 직무를 소홀히 하는 당직자에 대해서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은 전대 준비 차질에 대한 우려로 사퇴 의사를 밝힌 인사들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왼쪽)과 장정숙 의원은 각각 지난 7일과 8일, 전당대회준비위원장과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반대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팩트 DB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왼쪽)과 장정숙 의원은 각각 지난 7일과 8일, 전당대회준비위원장과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반대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팩트 DB

국민의당 지도부는 전대가 20일도 남지 않은 시기에 직무를 내려놓은 인사들에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9일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선당후사'를 밥 먹듯이 외쳐대던 당직자들이 전대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관련 직책을 헌신짝 던지듯 버리는 게 당직자로서의 자세인지 의문"이라고 당직을 내려놓은 5인을 비판했다.

안철수 측 전진영 비대위원은 당직자의 줄사퇴에 중국 사마광 저술 역사서 <자치통감>의 '가빈사양처 국란사양상'이라는 말을 예시로 들며 힐난했다. 그는 "가정의 살림이 궁할수록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혼란스러울수록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고 했다"며 "각자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을 먼저 생각해 자신의 직분과 사명을 다하는 한 사람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줄사퇴의 원인이 된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의 '국민의당,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당직자의 사퇴에 대해 "선거 관리를 하는 당직자들은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사퇴) 결심하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은 9일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선당후사를 밥 먹듯이 외쳐대던 당직자들이 전대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관련 직책을 헌신짝 던지듯 버리는 게 당직자로서의 자세인지 의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새롬 기자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은 9일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선당후사'를 밥 먹듯이 외쳐대던 당직자들이 전대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관련 직책을 헌신짝 던지듯 버리는 게 당직자로서의 자세인지 의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새롬 기자

공석은 채워졌지만 내홍은 여전하다. 당장 당직을 내려놓은 황 의원은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안 전 대표 측과 각을 세우고 있다. 황 의원은 CBS 라디오 <CBS 매거진>에 출연해 안 전 대표에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므로 이번 당 대표에 출마하면 지금 상황에 재를 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교동계 원로 인사들은 당초 이야기되던 집단 탈당과 안 전 대표 출당 등 단체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철회 요청은 유효하다고 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출마 철회가 정치적인 미래와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한 인사들은 입장문을 통해 "다수가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지도력과 소통, 공감 능력의 한계를 지적했다"며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사건 등에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은 당의 분열을 조장했고 당의 국민적 지지를 증폭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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