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문재인-박근혜, '첫 휴가' 비교해보니…
입력: 2017.08.01 05:05 / 수정: 2017.08.01 05:05

문재인 대통령(왼쪽)은 지난달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7월 29일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청와대, 박근혜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왼쪽)은 지난달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7월 29일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청와대, 박근혜 페이스북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첫 휴가에 나섰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휴가 일정과 장소는 국민의 관심사다. 그래서 대통령들은 휴가지에 의미를 담기도 하고, 이를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더팩트>는 2017년 7월 30일 시작된 문 대통령의 첫 휴가와 2013년 7월 29일에 떠난 박 전 대통령의 첫 휴가를 비교해봤다.

◆ 文과 朴, 취임 후 첫 휴가 일정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6박 7일 일정의 휴가를 떠났다. 당초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은 29일부터였으나 북한이 28일 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하며 하루 연기됐다. 청와대 측은 "예정된 휴가를 가지 않으면 국민들이 더 불안해하지 않겠느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휴가 첫날을 강원 평창에서 보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그는 평창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시 인근 군부대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군 지휘권을 행사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평창으로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 다음으로는 경남 진해로 내려가 남은 휴가 기간을 보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해군사령부가 있는 진해를 평창 다음 휴가지로 선택한 이유도 북한 도발 상황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6박 7일의 휴가를 마치고 오는 5일 청와대로 복귀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7월 29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은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첫 여름휴가를 즐겼다.

박 전 대통령이 4박 5일 내내 저도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휴가 사흘째에 이미 서울로 올라온 상태로 알려졌다. 실제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복귀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31일 대통령의 결정사안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내정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박 전 대통령의 조기 귀경 여부와 이유에 의혹을 제기했으나 청와대 측은 "대통령의 휴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이고 하루만인지 이틀만인지 복귀했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언론에 확인해준 적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첫 휴가지로 강원 평창과 경남 거제시 저도를 택했다. /청와대, 박근혜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첫 휴가지로 강원 평창과 경남 거제시 저도를 택했다. /청와대, 박근혜 페이스북

◆ 평창과 저도, 첫 휴가지의 의미

문 대통령의 첫 휴가지는 강원도 평창이었다. 그는 김정숙 여사와 휴가 첫날인 30일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 뒤 시설 내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문 대통령이 첫 휴가지로 평창을 택한 이유는 내년에 개최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이 관심이 다소 떨어진 데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첫 휴가지는 국민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러한 현상을 고려해 상징적인 의미로 평창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휴가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는 그의 표현을 빌려 '추억 속의 저도'다. 박 전 대통령은 성심여고 1학년이던 1967년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로 저도에 방문한 적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휴가 이틀째에 페이스북을 통해 "추억 속의 저도.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이라며 "35년여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쪽에 남아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돼서 그리움이 밀려온다"고 저도 방문 의의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은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휴가 일정을 공개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 동선은 기밀사항이라며 휴가지를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페이스북, JTBC
문재인 대통령(왼쪽)은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휴가 일정을 공개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 동선은 기밀사항'이라며 휴가지를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페이스북, JTBC

◆ 휴가는 국민에게 공개 or 비공개?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휴가지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장소가 공개되면 경호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지는 대략적인 지명만 공개되거나 휴가 중 자연스럽게 공개돼왔다.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휴가 장소와 기간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휴가를 즐기는 모습은 청와대 SNS 계정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문 대통령은 노타이의 편안한 차림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안내를 받고, 평창을 찾은 시민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휴가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의 동선은 기밀사항이라며 "어디인지 추측할 수 있는 어떤 기사도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휴가 둘째 날 페이스북에 저도에서 찍은 다섯 장의 사진을 올리며 스스로 휴가지를 공개했다. 장소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밝혔지만, 휴가 기간과 귀경 시기 등의 공식 발표는 끝까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2013년 첫 휴가 장면은 3년 뒤인 2016년 10월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하며 추가로 공개됐다. 최 씨의 PC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첫 휴가 당시 사진 13장이 발견됐다.

13장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5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들은 박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기 10여 시간 전인 7월 30일 오전 1시 40분경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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