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하 논란. 담뱃값 인하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반대 의견을 밝힌 문재인 정부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DB |
담뱃값 인하 두고 문재인 vs 홍준표 재격돌?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자유한국당이 현행 4500원인 담뱃값을 예전과 같이 2500원으로 인하하는 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담뱃값 인상 불가 방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문재인 정부의 조세개혁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담뱃세 인하를 올해 세제 개편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광온 대변인은 "금년에는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추진 가능한 세제 개편을 하겠다"며 "담뱃세는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4년 6월 발간한 '담배과세의 효과와 재정' 보고서에서 담뱃값 2000원 인상 시 소비량이 34%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를 담배값 인상 근거자료로 활용했고, 금연효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결국 담뱃값은 2015년 1월부터 인상됐다.
이후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6000만갑에서 2015년 33억3000만갑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해 36억6000만갑으로 증가했다. 담뱃세는 2014년 7조원에서 2015년 10조5000억원, 지난해에는 12조4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담배 1갑(4500원 기준)에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등 3323원(74%)의 담뱃세가 붙는다.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를 주장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불가"로 맞서고 있다. /더팩트DB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인사청문회에서 "담배 가격의 탄력성이 높아 금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소득층 형평 문제나 담배 가격 부담 문제는 동의하지만 정책 일관성도 중요한 문제"라며 담뱃값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담뱃값 인하에 난색을 표하는 정부와 달리 자유한국당은 담뱃값 인하를 대표적인 '서민 감세' 정책의 일환으로 삼으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이른바 '부자 증세' 움직임과 차별화를 두려고 하고 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5일 "담뱃세 인하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법률 초안이 완성됐고, 정책위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률 초안은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이 마련했다.
법안은 담배 1갑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지방교육세, 담배소비세 등 세금을 2000원 인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2년마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하도록 했다.
자유한국당은 담뱃값 인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홍준표 대표는 "담배는 서민들이 주로 홧김에 또는 담배를 못 끊어서 피우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서민 주머니를 털어 국고를 채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재 4500~4800원인 담뱃값을 인상 전 수준인 2500~2800원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은 담뱃값 인하 이외에도 유류세 인하 법안 추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