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썰전' 박형준, '홍준표호'에게 돌직구 날린 사연은?
입력: 2017.07.19 06:00 / 수정: 2017.07.19 06:00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 보수가치 재정립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보수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2일 의원회관에서 강연 중인 박 전 사무총장. /이새롬 기자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 '보수가치 재정립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보수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2일 의원회관에서 강연 중인 박 전 사무총장. /이새롬 기자

[더팩트 | 국회=오경희 기자] "대선에서 참패한 후보가 바로 당대표가 됐다. 과연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느냐."

최근 시사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보수 대표 논객으로 활약 중인 박형준(57) 전 국회 사무총장(현 동아대 교수)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보수재건과 혁신' 깃발을 내건 자유한국당 '홍준표호'를 겨냥한 일침이다. 박 전 사무총장은 지난 6일부터 JTBC <썰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원책 변호사가 <TV조선> 메인 앵커로 자리를 옮긴 뒤 빈자리를 자신만의 입담으로 채우고 있다.

이날 박 전 사무총장은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동 주최한 '보수가치 재정립 토론회Ⅱ-무엇을 지키고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제자로 나서 보수의 위기를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제언했다. 토론 좌장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았고, 박 전 사무총장에 이어 나성린 한양대 특훈교수가 발제했다. 이어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오형규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고, 심재철 국회부의장,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곽상도·안상수·이만희·이종명·정유섭 의원 등이 자리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자신은 "중도보수나 보수 언저리에 있다"고 규정하면서 "저 같은 분들이 국민의 절반 가까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 절반 가까이가 정말 절망하고 있다. 보수 전체로 보면 혁신과 통합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있는데, 이 과제를 실현하려면 (지금의 상황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하며 말문을 열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자유한국당이 반성과 책임이 없다고 비판하며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오경희 기자
박 전 사무총장은 "자유한국당이 반성과 책임이 없다"고 비판하며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오경희 기자

그는 '무너진 보수, 무엇인 문제인가'를 화두로 던졌다.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을 전면적으로 꼽으며 △반성과 책임이 없다 △기득권 지키기 체질이 뿌리 깊다 △극우 성향의 영남 60-70 정당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등 세 가지 결여를 지적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원래 보수는 사려깊게 일을 처리하고, 열정보다도 책임을 중시하는 태도를 미덕으로 삼는다. 그런데 공천파동과 총선패배,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 대선 참패를 겪으면서도 누구 하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사람도, 물으려는 사람도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박 전 사무총장은 홍준표 대표 체제를 타깃으로 한 발언들을 쏟아 냈다. 그는 "혁신이 없으니 당연히 기득권 챙기는 밥그릇 싸움에만 열심이다. 당 대표는 측근들로만 당직을 채우고, 당권 강화에만 집중한다. 과거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운동도 하고, 당내 민주화를 주도하기도 했건만, 어찌 된 셈인지 지금은 변화를 위해 결기를 보이는 인물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국회의원직을 즐기는 사람들로만 꽉 차 있는 것으로 비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의 체질 개선을 위해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박 전 사무총장은 "젊은 세대들이 외면하고 수도권에서 외면당하며, 좌파진보 정권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는 정당이 미래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보수 교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박정희 시대의 프레임, 반공·국가주의·성장제일주의를 벗어난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노선'에 의한 미래지향적인 보수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보수의 위기'라는 박 전 사무총장의 진단에 현 한국당 지도부도 인식을 같이했다. 취임과 함께 '인적·조직·정책' 3대 혁신을 공언한 홍준표 대표는 이날 토론회 자료에 실은 축사에서 "한국당은 보수정당의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 가치가 아닌 이익을 추구하는 체질로 변질됐다. 지금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일 뿐"이라며 "이제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익'이 아닌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축사에서 "가장 큰 위기는 우리 자신에게 있지만 위기라는 말조차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무기력해져 있다. 보수이념을 좇기보다는 기득권과 이익을 추구했고 변화하기보다는 수구적인 행태를 반복했다"며 "지금 보수는 안팎으로 혁명에 준하는 쇄신과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고 자평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보수가) 탄핵을 부인하거나 좌파 색깔론, 음모론을 주장한다면 헌법적 제도를 부정함으로써 사회적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고 평가했으며,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친박(친박근혜)계를 청산하며 국정농단 및 탄핵 백서를 만들 것 등을 조언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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