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국정원 마티즈 사건' 타살 의혹 제기…7대 의혹은?
입력: 2017.07.17 04:00 / 수정: 2017.07.17 04:00

국정원 마티즈 사건 국가정보원 직원 임 과장의 유족이 12일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 경찰청 제공
'국정원 마티즈 사건' 국가정보원 직원 임 과장의 유족이 12일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 경찰청 제공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국정원 마티즈 사건'의 국가정보원 직원 임 과장의 유족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사건의 '7대 의혹'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 마티즈 사건은 지난 2015년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을 국정원이 구입했고, 국내 사찰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관련부처의 실무책임자였던 임 과장이 유서를 쓰고 사망한 채 발견된 일이다.

임 과장은 7월 18일 오후 12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에서 번개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시신에는 외상 침입 및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후 2년이 흐른 지난 12일 임 과장의 아버지는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 간단하게 유서를 쓰고 잠들게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왜 몸뚱이에 상처가 있고 얼굴에 안 터진 곳이 없냐"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임 과장의 사망 사건에 대해 7대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 측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해명한 바 있다.

임 과장의 타살 의혹이 제기되자 정 전 의원은 "아버지의 증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사건 그리고 임 과장의 죽음. 같이 파헤쳐 보자"며 다시 한 번 당시의 7대 의혹 리스트를 올렸다.

<더팩트>에서는 정 전 의원이 제기한 국정원 임 과장 변사 사건 7대 의혹을 정리해봤다.

① 임 과장의 부인이 112 신고 후 취소→취소확인→재신고한 이유

정 전 의원은 임 과장의 부인이 112에 신고한 뒤 취소와 재신고를 반복한 것에 대해 "배우자는 112에 신고 취소 사실이 처리되지 않았다며 다시 한 번 전화를 했다"며 민간인 신분의 부인이 어떻게 112 신고가 취소됐는지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는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부인은 사고일 오전 용인동부경찰서 동백팔출소에 가서 신고를 한 뒤 '너무 조급하게 신고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오전 10시 32분경 현장에서 바로 신고를 취소했다.

부인은 소방과 경찰의 협조 사실을 모르고, 파출소로부터 신고 경위 확인 전화를 받자 자신이 이미 취소한 신고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이해, 오전 11시 39분경 재차 경찰에 신고 취소를 했다.

잠시 뒤 부인은 남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자 오전 11시 53분에 다시 신고를 했다.

② 두 번째 소방대원이 ‘거미줄을 치겠다’고 두 번 무전을 치는 동안 ‘발견했다’ 말이 없었던 이유

소방서에서는 사고 차량(마티즈)를 발견하고 3분 뒤 '거미줄을 치겠다'고 무전을 보냈다. '거미줄을 치겠다'는 무전 내용을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연락하겠다는 내용이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무전 대신 휴대폰으로 통화하겠다고 한 것은 수색 지역이 무전기와 휴대폰 모두 난청 지역이나 수색 상황 전달에 휴대폰이 더 유용했기 때문이다.

소방서에서는 오전 11시 28분께 이후 시간대별 조치사항을 세부적이 아닌 포괄적으로 적시함에 따라 차량 발견 시간을 11시 30분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국정원 마티즈 사건 당시 7대 의혹을 제기했다. /배정한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국정원 마티즈 사건' 당시 '7대 의혹'을 제기했다. /배정한 기자

③ 차량 발견 시간이 11:30분인데 27분 후에 시신을 발견한 이유

정 전 의원은 "차량 발견 시간은 11시 30분께인데 무전 내용에서 단 한 차례도 차량 발견 무전은 없다"며 "마티즈 발견 27분 후 시신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시신 발견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한 것에 대한 의심을 드러냈다.

경찰 측은 차량 발견 당시 소방관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용인소방서에서 오전 11시 28분과 11시 40분에 재차 수색 장소를 지시한 뒤 주변 탐문을 하던 중 지역주민으로부터 신고 차량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변사자 차량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 발견까지 27분이나 걸렸다는 주장에 대해 소방서에서는 오전 11시 28분~오전 11시 55분 사이의 수색 장소 확대 지시 및 이동, 목격자 접촉, 차량 발견 등 모든 조치사항을 동시에 기재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④ ‘시신 뒷좌석에 발견’ 국회 첫 보고 후 ‘운전석에서 발견’으로 정정 보고한 이유

정 전 의원은 임 과장이 사망한 장소를 마티즈 뒷좌석에서 하루 만에 앞좌석이라고 수정 보고한 사실도 문제로 꼽았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 재난대책안전본부에서 23일 제출된 용인소방서의 상황보고서를 토대로 시간대별 조치사항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번개탄의 발견 위치(뒷좌석)을 임 과장의 발견 위치(운전석)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24일 정정했다.

⑤ (무선 녹취록에 의하면) 경기도 소방본부가 현장 근처에 출동한 이유

정 전 의원은 "40대 일반 회사원 남성이 부부싸움을 해 행방불명된 사안에 소방서와 소방본부까지 나서 수색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임 과장은 국정원 직원이라는 게 알려지지 않으면 부부싸움을 하고 행방불명된 40대 남성이다. 해당 사건이 접수되자 용인소방서와 경기도 소방본부에서 직접 출동한 바 있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실종신고를 접수받으면 구급차와 펌프카, 구조운반차 등 장비와 7명 정도의 인원이 수색에 나선다.

당시 임 과장의 경우에도 통상적 절차에 따라 관할소방서와 119센터 직원 등 7명이 수색에 나섰다가 소방서 직원 2명이 다른 신고사건 출동을 이유로 변사자 차량 발견 전에 수색현장에서 철수했다.

경찰 측은 해당 신고 사건과 관련 경기도 소방본부 소속직원이 현장에 출동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청래 전 의원이 마티즈 사건 7대 의혹을 제기하자 이튿날 경찰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의혹을 반박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정청래 전 의원이 '마티즈 사건 7대 의혹'을 제기하자 이튿날 경찰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의혹을 반박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⑥ 임 과장 부인이 집 앞 경찰서 대신 5km 밖 파출소에 신고한 이유

임 과장의 부인이 살던 집은 경찰서와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정 전 의원은 "부인이 집 옆 경찰서 대신 5km 밖 동백파출소에 신고한 건 석연치 않다"고 의심했다.

경찰 측은 부인의 진술을 바탕으로 부인이 동백에 있는 미술학원에 자녀를 차로 태워다주고 난 뒤 학원 인근에 있는 소방관서(동백119안전센터)에 들러 직접 위치추적 요청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신고를 받은 소방관서에서는 부인에게 경찰에도 신고를 해야 함을 알렸고, 부인은 소방관서 옆에 있던 용인동부경찰서 동백파출소에 가서 재신고를 했다.

⑦ 임 과장의 마티즈 차량의 폐차를 서두른 이유

임 과장의 마티즈 차량은 장례식 다음 날 바로 폐차됐다. 정 전 의원은 폐차 시기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차량 내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한 경우, 차량을 감식하고 내부에 남아있는 유서나 유품 등 관련 증거를 모두 수거하면 차량을 유족에게 즉시 반환하는 게 통상적인 수사 절차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측은 해당 변사 사건 역시 차량이 범죄에 이용된 차량이 아니고, 형사소송법상 압수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아 경찰의 현장 감식과 검사의 검시절차가 종료된 뒤 유족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차량의 폐차와 매각, 보유 여부는 차량을 인수받은 유족들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폐차에 걸리는 시간은 압류가 없다면 1~2일 정도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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