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제보조작' 이준석 구속사유 뜯어보니…檢 수사방향 보인다
입력: 2017.07.13 04:00 / 수정: 2017.07.13 04:00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시 30분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윤호 기자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시 30분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구속 사유인 '증거인멸'이란 당 '윗선'의 개입과 관련된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법조계의 해석이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새벽 1시 30분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법조계는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 가능성을 낮게 봤다. 증거인멸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이유미(39) 씨가 구속된 상황이고, 범죄사실도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왜 전격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을 결정했을까. <더팩트>는 12일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 사유에 대해 물었다. 결론부터 밝히면 '도주 우려'는 사실상 없지만,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당 윗선 개입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검찰은 지난 9일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제보조작을 도운 이유미 씨의 남동생 이모(37) 씨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윤호 기자
검찰은 지난 9일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제보조작을 도운 이유미 씨의 남동생 이모(37) 씨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윤호 기자

실제 법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유미 씨의 남동생 이모(37) 씨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가담 경위 및 정도,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 등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다.

법조계는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에 주목했다. 민변 회장을 지낸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는 "이 씨의 동생은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재판부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분(국민의당 윗선 개입)에 대해 더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판사출신 최종상 변호사 역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하며 언론에 억울하다는 심정을 수차례 밝혀왔다. 사실상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며 "이런 행태가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 구속과 관련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재판부가) 다른 부분(국민의당 윗서 개입)에 대해 더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배정한 기자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 구속과 관련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재판부가) 다른 부분(국민의당 윗서 개입)에 대해 더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배정한 기자

김 변호사 해석처럼 지난 12일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 약 90분 가량 소요됐다. 반대로 이 씨의 심사는 17분 만에 끝났다.

또한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서 출석한 후 현장 취재진에 "지금까지 이 씨가 조작한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라며 (이 씨는) 나에게 '제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뚜렷하게 얘기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검찰의 '미필적 고의'라고 판단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며 "나름대로 검증을 최대한 했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쉽다. (나는) 무관하다"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구속 사유 중 하나인 증거인멸 우려는 (국민의당) 윗선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구속 사유 중 하나인 '증거인멸 우려'는 (국민의당) '윗선'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김 변호사와 맥을 같이 하면서도 보다 명확하게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우려는 이 씨와의 카카오톡 대화가 아닌 (국민의당) '윗선'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도주 우려'는 구속 사유에서 해당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검찰 소환에 수차례 응했기 때문에 도망할 우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변호사는 "구속 사유를 판단할 때 사안의 중대성도 고려한다. 제 생각에 검찰은 영장에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당 윗선 개입 증거인멸'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이유미 씨의 증언이 법죄사실 소명에 판단이 됐을 것이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영장심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 청취 → 자료 보강 지시 → 구체적 물증 요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미필적 고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확정적 고의를 지닌 채 범행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제보가 허위인지 의심해 볼 상황이 수차례 있었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또한 "제보내용의 진위 검증의 최종책임은 당에 있다. 발표를 공명선거추진단이 했으니 자료를 발표하는 '당사자'나 '기관(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에 그 검증책임도 있다"며 '윗선'에 대한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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