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류석춘 살생부 59명' 명단 오른 '친홍계'와 '친박계'
입력: 2017.07.13 00:59 / 수정: 2017.07.13 00:59

자유한국당 류석춘 위원장이 과거 새누리당 문제 의원 59명을 지목한 발제문이 도마에 올랐다. 류 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회견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류석춘 위원장이 과거 새누리당 문제 의원 59명을 지목한 발제문이 도마에 올랐다. 류 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회견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홍준표(62)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서 당 혁신의 전권을 쥔 류석춘(62) 혁신위원장의 '인적 쇄신' 칼날은 '누구'를 겨눌까. 최근 이를 가늠할 이른바 '류석춘 살생부'가 도마에 올랐다. '강경 보수' 인사인 류 위원장은 학자로서 과거 '새누리당(구 자유한국당) 문제 의원 59명'을 지목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4·13 총선 참패 직후인 지난 5월 2일 바른시민사회가 주최한 '철학없는 국회의원-법안 발의 실태를 통해 본 국회의원의 이념 실상'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19대 국회 의원입법 공동발의 네트워크 분석' 발제문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야) 동료 의원의 어떤 법안 발의에 동의했는지'를 기준으로 '문제 의원 59명'을 판가름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지방선거 출마, 청와대 차출 등으로 제외해 52명이다. 이들 중 20대 국회에서 당선된 사람은 26명이며 현역(김종태 의원 선거법 위반 의원직 상실)은 총 25명, 정당별로 보면 자유한국당 18명, 바른정당 7명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이 지난 5월 2일 바른시민사회가 주최한 철학없는 국회의원-법안 발의 실태를 통해 본 국회의원의 이념 실상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19대 국회 의원입법 공동발의 네트워크 분석 발제문 발췌.
류 의원이 지난 5월 2일 바른시민사회가 주최한 '철학없는 국회의원-법안 발의 실태를 통해 본 국회의원의 이념 실상'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19대 국회 의원입법 공동발의 네트워크 분석' 발제문 발췌.

◆ 홍문표·염동열 등 현 지도부 이름 올려

자유한국당(원내 107석) 의원 가운데 명단에 오른 인사들을 보면 우선 홍준표 대표가 취임 직후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인선한 인사들이 눈에 띈다. 홍문표 사무총장, 서용교 조직부총장, 염동열 당대표 비서실장 등 현재 당지도부가 일부 이름을 올렸다.

류 위원장은 법안 발의 동의 여부를 △야당 의원에 협조 △운동권 출신으로 야당 의원에 협조 △새누리당 쟁점 법안 비협조 △야당 쟁점 법안 협조 등으로 세분화해 '문제 의원'들을 분류했다.

이 기준에 따라 홍문표 사무총장인 경우 '캐스팅 보트를 가졌다는 이유로 야당과 협조하는 충청 지역 의원'으로 꼽으며, "야당·무소속 의원의 대표발의에 많이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 상위 1위 (전체 공동발의 570 건 가운데 205건, 36.0%)으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뚜렷한 동원-지지 집단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친박 8적'을 거론하며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 과정에 참여했다가 대선 직전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며 한국당으로 돌아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회의실에서 류석춘 혁신위원장, 이종혁 최고위원, 홍문표 사무총장, 서용교 조직부총장, 강효상 대변인, 전희경 대변인, 염동열 당대표비서실장 등 신임 당직자 임명식을 진행했다./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회의실에서 류석춘 혁신위원장, 이종혁 최고위원, 홍문표 사무총장, 서용교 조직부총장, 강효상 대변인, 전희경 대변인, 염동열 당대표비서실장 등 신임 당직자 임명식을 진행했다./자유한국당 제공

류 위원장은 서용교 조직부총장과 염동열 당대표 비서실장은 "스스로 중도를 지향하는 혹은 특정한 이념이 없는 유형"이라고 명시했다.

이 밖에 비박계 중진 나경원 의원과 바른정당 탈당파인 김성태, 이군현 의원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탄핵 찬성파로 구성된 바른정당에선 김세연‧박인숙‧오신환‧유승민‧이학재‧홍철호‧황영철 의원 등이 꼽혔다. 김무성 의원은 없었다.

김세연, 이학재, 황영철, 박인숙, 오신환 5명 의원에 대해 류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서 야당과 협조하면서 정부의 발목을 잡은 경력이 두드러져 이념적으로 보수 정당의 정체성이 없는 인물들이다"고 평가했다.

◆ '친박 8적' 중 서청원만 포함…핵심 인사 빠져

류석춘 살생부 명단엔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만 포함됐고, 핵심 인사는 다수 빠졌다./더팩트DB
'류석춘 살생부' 명단엔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만 포함됐고, 핵심 인사는 다수 빠졌다./더팩트DB

홍준표 대표 체제 이후 '혁신'의 타깃은 '친박(친박근혜) 내지 구박(구박근혜)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일단 지난해 12월 분당 사태를 촉발한 비박계의 '친박 살생부'인 '친박 8적(이정현·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명단 중에선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만 '류석춘 살생부'에 올랐다.

최경환‧윤상현‧홍문종 의원 등 핵심 친박은 명단에서 빠졌으며, 친박계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로 서청원 의원을 포함해 김태흠‧박맹우‧이완영·이우현·한선교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가 다수 제외됐고, 현 지도부, 비박과 바른정당 인사들까지 두루 거론된 점에 비춰 류 위원장의 '인적쇄신'은 '보수통합'에 방점을 둘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대선을 거치며 친박 당원권 정지 해제를 놓고 홍 대표와 갈등을 빚은 정우택 원내대표도 명단에서 볼 수 있다. 정 원내대표는 12일 류 위원장이 과거 '철학없는 국회의원'으로 자신을 지목했던 데 대해 "저는 혁신위원장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강당에서 홍준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그리고 초선 국회의원간의 연석회의가 열렸다./자유한국당 제공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강당에서 홍준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그리고 초선 국회의원간의 연석회의가 열렸다./자유한국당 제공

류 위원장은 발제문에서 '59명 명단' 인물들에 대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이념의 무정부주의, 이념적 백치로 몰아간 주범이자 공모자들이다"라며 "이들은 19대 국회를 무능력, 무책임의 불임 국회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보수적 가치를 구현해야 할 새누리당이 가장 시급하게 완수해야할 과제는 어설픈 중도실용이나 이념적 좌클릭이 아니라 보수정당으로서 본연의 이념적 정체성을 확고히 바로 세우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분당과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 지지층들은 흔한 얘기로 창피하고 부끄럽고 용기를 잃은 상태다. 류 교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치 보복이다' 등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보수층이 '역사의 죄인처럼 살 것 없다'는 메시지로, '보수통합'에 방점을 두고 홍 대표의 '인적·정책·조직' 3대 혁신 변화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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