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언주 '막말' 논란에 사퇴 요구 봇물…국민의당은 '침묵'
입력: 2017.07.11 00:55 / 수정: 2017.07.11 00:55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급식 조리종사원들에 대해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라고 표현해 막말 논란에 휘말렸다. /국회=문병희 기자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급식 조리종사원들에 대해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라고 표현해 '막말' 논란에 휘말렸다. /국회=문병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윤소희 기자]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언주 의원이 급식 종사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또 한 번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과 여당,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요구까지 받고 있는 이 의원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격앙된 분위기를 전달하려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당 측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급식 종사자들의 파업을 비판하며 "파업은 헌법정신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학교 급식은 아이들의 밥이고, 결식아동도 많다.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자들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몇몇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파업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급식 조리종사원들에 대해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하고, 파업에 대해서는 "미친 X들이야, 완전"이라고 막말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이언주 의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국회의원이 힘들고 아파서 파업하는 국민에게 막말 비하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표창원 트위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이언주 의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국회의원이 힘들고 아파서 파업하는 국민에게 막말 비하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표창원 트위터

◆ "이언주, 의원직 사퇴하라" 쏟아지는 비판

이 의원의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여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이 의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 의원의 발언이 노동자와 여성 비하를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 의원은 국민과 각종 단체로부터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의 당사자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수구정치인들의 '귀족강성노조' 등의 막말은 들어봤어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향해 이처럼 비하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은 여성 정치인 이언주 의원이 처음"이라며 "이 의원의 막말을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허용되기 힘든 반교육적, 반노동적, 반여성적인 폭력으로 규정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노조 측에서는 "국민의당은 해당 망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사과하라. 또 이 의원은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부직본부는 10일 '여성과 비정규직,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 비하 및 막말 발언 이언주는 국회의원직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의 제명 등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다.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이 의원의 기사를 공유하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입법권력자 국회의원이 힘들고 아파서 파업하는 국민에게 막말 비하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청래 전 의원 역시 트위터에 "어떻게 하면 악플을 장악할까, 어떻게 하면 국민과 멀어질까, 어떻게 하면 정당이 해체될까, 어떻게 하면 극도로 화를 낼까, 어떻게 하면 진짜로 미워할까. 아직 부족하니 더 노력하시길"이라고 이 의원을 비꼬았다.

이언주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 물건의 하자가 너무 심하다 안보 현안이 중요하니 (외교부 장관을)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새롬 기자
이언주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 "물건의 하자가 너무 심하다" "안보 현안이 중요하니 (외교부 장관을)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새롬 기자

◆ '이언주 막말'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던 이낙연 국무총리 당시 후보자에 대해 "개업식에 와서 웬만하면 물건을 팔아주고 싶은데 물건이 너무 하자가 심해 도저히 팔아줄 수 없는 딜레마에 봉착했다"며 이 총리를 물건으로 비유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지난달 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에는 "지금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이번에는 (외교부 장관을)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혀 성차별, 남성우월주의 등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4월 당적을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바꾸며, 대선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을 향한 날선 비판으로 역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사진)의 막말 논란에 국민의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덕인 기자
이언주 의원(사진)의 '막말' 논란에 국민의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덕인 기자

◆ 이언주 "격앙된 분위기 전달…" 해명에 입 닫은 국민의당

이 의원은 논란이 가중되자 10일 "급식노동자 파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을 전달하며 비판을 했던 것 같다. 격앙된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급식노동자 정규직화가 안 된다는 게 아니다. 다만 막무가내로 해서는 안 되고 직무급제 도입 등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 측은 지난 6일 공식 블로그 '팩트체크' 카테고리를 통해 6월 30일 개최된 '경제균형발전을 위한 국민실천 협의회 국회 토론회'에서 이 의원의 발언 관련 오보를 정정한다는 게시글과 함께 "일부 언론 기사가 잘못 나가 온라인 게시글, 댓글 또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전차되고 있다. 혹시 잘못된 기사를 게시한 경우 삭제해주시고 정확한 내용 게시와 댓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는 연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보이고 여당 측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 의원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이 의원의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는 상태다.

현재 다음 아고라에는 '국민의당의 해산을 요구합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 막말 관련 사퇴 촉구' 등의 온라인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에는 4500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에 참여한 상태다.

국민과 여당, 시민단체 등의 사퇴 압박을 받는 이 의원과 공식 입장을 요구받고 있는 국민의당 측의 입장 발표 여부가 주목된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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