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머리자르기" 발언에 '뿔난' 국민의당…민주당 '당혹'
입력: 2017.07.06 18:49 / 수정: 2017.07.06 18:49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의혹에 대한 제보조작 사건을 이유미 씨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린 것을 두고 머리 자르기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의혹에 대한 제보조작 사건을 이유미 씨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린 것을 두고 "머리 자르기"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7월 국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의당이 6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추 대표의 사과 및 사퇴가 없다면 국회 모든 일정에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회 내 협상에 분투하던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사건의 발단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이다. 추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의혹에 대한 제보조작 사건을 이유미 씨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린 것을 두고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는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머리 자르기"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은 자체 수사를 해서 믿지도 못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박지원 전 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는 정말 있을 수가 있다"면서 "이 자체는 단독으로 저지를 수 없는 일 아니냐. 단독으로 했다면 그 당장에 반응이 나왔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당 대변인, 당의 공조직이 총가동돼 홍보를 하고 퍼나르기를 했다"면서 "일을 저지를 때는 조직적으로 저질러놓고 일이 끝나니까 단독범행이라고 하면 누가 믿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당 "추미애, 진작 떠났어야"…'보이콧' 강수

김동철(왼쪽)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추미애 대표의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새롬 기자
김동철(왼쪽)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추미애 대표의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새롬 기자

추 대표의 '센 발언'에 국민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오후 2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대표에게 '사과·사퇴'를 요구했다. 추 대표의 사과가 없을 시 국회 '보이콧'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당장 같은 날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의 만찬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추 대표의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국민의당은 이 총리 인준부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이르기까지 협조해왔다. 그런데 오늘 추 대표의 발언은 벌써 몇 번째 계속되는 우리 국민의당에 대한 막말인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 대표 행적도 언급, "추 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탄핵 역풍이 부니 총선 때 3보1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 보니 악어의 눈물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추 대표는 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해야하는 것은 물론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다음 날(7일) 의원총회를 열어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우원식 "秋와 협의된 바 없어…곤혹스러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돌발 발언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추 대표의 발언이) 곤혹스럽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새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돌발 발언'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추 대표의 발언이) 곤혹스럽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새롬 기자

추 대표의 '돌발 발언'에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이제껏 국회 원내교섭단체 간 협조를 위해 고군분투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다. 추 대표의 발언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으며,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의 국회 보이콧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추 대표의 발언이) 곤혹스럽다"고 손사래를 쳤다.

우 원내대표는 "추경 논의를 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겼다. 추 대표를 한 번 만나봐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의당이 추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이야기할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향후 당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만나서 상의도 해보고 해야 한다"면서 "추경은 국민을 위해 하는 건데 무슨 일이 생기면 자꾸 중단되니까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추 대표의 발언으로 그나마 우군이었던 국민의당이 이탈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추경 심사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국무위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등 줄줄이 앞길이 막혔다. 민주당은 지난 4일부터 국민의당과 국회 상임위원회를 열고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를 본격화 했다.

6일 예결위에 추경안을 상정한 뒤 7일까지 본심사를 완료하고 11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40석을 가져 국회 운영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까지 이탈하면서 민주당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와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처리가 불발되면 9월 정기국회 본예산 편성 때 이를 반영해야 할 수밖에 없어 추경을 통해 얻고자 했던 정책적 목표 실현이 불가능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내 한 의원은 <더팩트>에 추 대표의 '센 발언'을 우려하면서 "그러지 말자고 몇 번 건의도 드리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세워놓은 예산 아래 국정 운영을 하고 있어서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정책 목표 실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추경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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