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상곤 청문회, 여야 대리전 양상…고성·설전 난무
입력: 2017.06.30 15:01 / 수정: 2017.06.30 15:06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30일에도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격돌했다.

당초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전날(29일) 하루 동안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야 간 김 후보자에 대한 논문표절 의혹과 이념 문제로 공방이 이어졌고, 청문위원이 요구한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박 2일' 청문회로 진행키로 합의됐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파행됐다. 국회 교육문회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참석이 늦어지면서 약 35분 뒤에 개의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5대원칙 훼손', '가짜인생 논문도둑' 등의 글이 쓰인 피켓을 붙였다.

야당은 전날에 이어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석사학위논문 일부를 인쇄해 펼쳐 들고 "4쪽부터 6쪽까지 한 자도 빼지 않고 통째로 일본 논문을 베꼈다"며 "그다음 10쪽부터 21쪽까지 12쪽을, 또 12폭 병풍처럼 베꼈다"고 비판했다. 이어 "30페이지에도 출처 없이 그대로 베꼈다. 표만 위아래로 바꿨다"고 지적하며 "이래서 교육부 수장을 맡길 수 있겠느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1982년 무렵 경영학 논문을 쓰는 기준과 관행에 부합하게 (논문을 작성)했고, 포괄적 인용 방식을 사용했다"며 "전혀 (출처) 표시가 없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말씀인 것 같다"고 소명했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과거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산업연구원)에 재직했던 산업연구원 규정을 위반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산업연구원에 근무하며 서울대 석사학위를 2년 만에 땄는데, 이 과정에서 산업연수원 규정을 어겼다. 규정에 따르면 총 수강 할 수 있는 과목은 학기당 7과목인데, 2년 동안 20과목을 수강했다"며 "본인이 다닌 근무지에서 성실할 의무를 위배하고 규정까지 위반하면서 석사학위를 따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연구원 측에서 양해한 사안"이라며 해명했으나, 전 의원은 "산업연구원의 인사평가 자료에서 김 후보자는 '연구에 대한 모티베이션(동기)이 결여돼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지 않은 것이 유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이장우, 이종배 의원(왼쪽부터)이 유성엽 위원장을 바라보며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이장우, 이종배 의원(왼쪽부터)이 유성엽 위원장을 바라보며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전 의원은 주어진 3분 질의시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지켜보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매번 (질의)시간을 안 지키느냐"고 따졌다. 또 여당 진영에서는 "인격적으로 모독한다"며 야당을 나무랐다.

여야의 신경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문회 도중 표창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야당 의원 보좌진 2명을 지목하며 "일어나보시라"고 했다. 표 의원은 "여기는 운동경기장이 아니라 교육부 수장의 청문회장"이라며 "여기 구경을 왔느냐, 큰 소리로 떠들고 조롱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유성엽 위원장에게 퇴장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이들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꾸짖었다. 보좌진 2명은 한선교 의원실 소속이었다.

그러자 전희경 의원은 "너무하신 것 아니냐"며 "버르장머리가 없다니, 지적하더라도 점잖게 하라"고 받아치면서 서로 간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로 인해 청문회장의 분위기가 과열됐지만, 유 위원장의 중재로 심각한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김석기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소득과 재산과 관련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만약 세금 탈루나 불법 증여의 위법 사실이 추후 밝혀지면 장관직 사직 등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권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 "기본적인 자료는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것들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명백히 허위 답변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팩트를 김 후보자는 '아니다'라고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여당 진영에서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김 후보자는 난감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런 여야의 언쟁을 지켜보기만 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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