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이준서, '문준용 제보' 박지원 전달…몸통 드러나나
입력: 2017.06.30 05:00 / 수정: 2017.06.30 06:29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5월 1일에 바이버(SNS)로 문자 보내서 조언을 구한 일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5월 1일에 바이버(SNS)로 문자 보내서 조언을 구한 일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당원 이유미 씨의 '문재인 아들 문준용 씨 특혜입사 의혹 조작제보'를 당에 건네기 전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조언을 구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의 뇌관은 '윗선 개입 여부'라는 점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박 전 대표 바이버 사전 보고'는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아침에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5월 1일에 바이버(SNS)로 문자 보내서 조언을 구한 일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고 정무적인 감각도 있다고 판단해 자문을 구하려는 의도로 보냈는데 답이 없어서 더 이상 어떤 연락도 안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1일 바이버를 통해 사진 11장을 보냈으며 전화를 비롯해 모두 5차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배정한 기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1일 바이버를 통해 사진 11장을 보냈으며 전화를 비롯해 모두 5차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배정한 기자

◆ 이준서, 박지원에 "어떻게 이슈 더 만들까?" 조언 구해

김 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이유미 씨에게서 받은 조작된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사진 11장을 지난달 1일 오후 4시 32분에 박 전 대표에게 보냈다. 이후 곧바로 바이버로 전화를 시도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 않아 '부재중 전화' 기록이 남았다.

이어 '대화명 XX, XXX는 문준용과 함께 파슨스에서 공부했던 친구들입니다(16시 33분), '대화 내용을 보시면 문준용은 돈을 물 쓰듯이 쓰는 것, 고용정보원에도 아빠(문재인)가 넣어보라고 해서 넣었다고 친구들한테 말했다고 합니다'(16시 37분), '박지원 대표님 어떻게 하면 좀 더 이슈를 만들 수 있을까요?'(16시 46분) 등 전화 시도를 비롯해 연락을 5차례 취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 조작파일'을 폭로한 직후인 지난달 5일 오후 1시 25분에도 '많이 바쁘시지요. 문재인 후보가 고용정보원에 꽂아 넣었다는 파슨스 동문의 증언 녹취파일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음성파일 및 보도자료를 보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1일, 5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보낸 바이버 메시지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1일, 5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보낸 바이버 메시지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 박지원 "사전 인지 못해…휴대전화 위치추적 하면 확인가능"

그러나 김 의원이 이날 오후 3시 박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박 전 대표는 '문자폭탄' 사건 후 다른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다녔기 때문에 전혀 사전 인지를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 '문자폭탄'이 쏟아지면서 B휴대전화를 개설했는데, B휴대전화에도 문자폭탄이 쏟아져 다시 A휴대전화를 쓰게 됐고 이 과정에서 B휴대전화는 비서관이 관리했다는 게 설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이 전 최고위가 연락을 한 지난 1일 제주도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박 전 대표의 비서관은 제보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요한 내용이면 이전 최고위원이 직접 박 전 대표에게 전화해쓸 것이라 생각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기자간담회 이후 직접 페이스북에 "(5월 1일) 제 전화 두 대를 위치추적 하더라도 확인 가능하리라 믿는다. 제 비서관은 늦게 열어봤지만, 당시 많이 나돌던 얘기로 알고 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현재 이 전 최고위원의 전화는 검찰이 압수했기에 모든 기록을 검찰이 파악하리라 믿는다"고 해명했다.

박 전 대표는 "만약 문자폭탄이 없었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전화로 문자가 왔을 것이고 그랬다면 제가 어떻게? 저는 역설적으로 문자 폭탄 은혜를 입었지만, 당에 잠시라도 피해를 주었기에 당과 국민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이 이유미 씨 변호를 맡아 윗선 개입 의혹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이 이유미 씨 변호를 맡아 '윗선 개입' 의혹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이새롬 기자

◆ 檢, '윗선 개입' 의혹 수사 탄력…安측근, 이유미 변호

당내 진상조사단은 일단 박 전 대표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도 여전히 이유미 씨와 이 전 최고위원을 도운 당내 조력자가 추가로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사전 보고'를 했다는 것에 이어 이유미 씨가 변호인 선임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 측근들의 도움을 받은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더욱 '윗선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칩거하던 안 전 대표가 이유미 씨와 이 전 최고위원에게 법률적 지원을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것이다.

이유미 씨 변호는 차현일 변호사가 맡았는데, 차 변호사는 안 전 대표의 최측근인 송강 변호사와 같은 법률사무소다. 송 변호사는 대선기간 안 전 대표의 정책보좌관 및 수행비서 역할을 했으며 현재도 국민의당 중앙당 법률행정본부장을 맡고 있다. 또한, 차 변호사의 부인은 안 전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안랩 출신으로 안 전 대표 의원실 비서를 지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7시 50분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유미 씨를 구속했다. 이유미 씨가 구속되면서 조작된 제보 내용을 넘겨받아 국민의당에 전달한 이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공명추진선거단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김인원 변호사 등 당 '윗선'에 대한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윗선 개입'이나 '공모' 부분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할 전망이며, 안 전 대표는 이유미 씨가 구속된 만큼 이르면 30일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mj7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