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文대통령, 방미 첫 일정 '장진호 기념비 헌화' 정한 이유는?
입력: 2017.06.28 05:07 / 수정: 2017.06.28 05:07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새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문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로 결정됐다. 지금까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한인동포와 간담회를 가졌었다. 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을 역대 대통령과 다르게 잡은 배경은 뭘까.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 5일 미국행 일정으로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 도착해 곧바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방문할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미 해병대 3대 전투이자 한국전쟁의 3대 전투로 기록된 장진호 전투를 기리는 기념비다. 버지니아주 콴티코시 미 해병대 박물관 앞 공원에 있고 지난달 4일 완공 및 공개됐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17일 동안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이뤄진 전투다. 미 제1해병사단 1만5000명이 중공군 12만 명의 포위망을 뚫고 함흥으로 철수하며 10만여 명의 피난민을 남쪽으로 철수(흥남 철수 작전)시킬 수 있었다. 영화 '국제시장'의 첫 장면으로 다뤄지며 잘 알려진 전투다.

장진호 전투는 흥남철수 작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더팩트DB
장진호 전투는 '흥남철수 작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더팩트DB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와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의 부모와 누나는 1950년 12월 22일 흥남 철수 때 미국 수송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승선했던 피란민이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해당 배를 타고 피난을 왔으며 2년 뒤인 1953년 1월 거제도에서 문 대통령을 출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6·25 전쟁 제67주년을 맞아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장진호 전투와 흥남 철수 작전에 대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의 전후 세대에도 널리 알려진 역사"라고 설명한 뒤 "그 덕분에 흥남에서 피난 온 피난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정 실장은 지난 26일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 가족사와도 연결된 중요한 상징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 /더팩트 DB, 게티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 /더팩트 DB, 게티이미지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일정은 앞서 미국을 찾은 전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과 차이를 보인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일정은 미국에 사는 한인 동포 간담회였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둘째 날에, 노·이 전 대통령은 셋째 날에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을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로 정한 것은 정치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2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보통 우리나라 대통령이 방미할 때는 동포 간담회를 가지고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현지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에 정상회담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는 '피난민의 아들로 미국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라는 메시지로 트럼프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사드 문제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 슬기로운 동선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heee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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