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현미 보고서 채택…'목례·엄지 척' 한국당·바른당 불참에도 화기애애
입력: 2017.06.21 18:37 / 수정: 2017.06.21 18:37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1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지난 15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이후 엿새 만이다.

국회 국토위는 이날 오후 4시 17분께 전체회의를 열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앞서 국토위는 세 차례(16·19·20일) 회의가 무산되면서 보고서 채택에 진통을 겪었다.

이날 청문보고서가 '적격'으로 채택되면서 김현미 후보자는 첫 국토부 여성 장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현역 국회의원의 국회 인사청문회 '불패' 기록도 이어지게 됐다. 앞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현역의원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마쳤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1일 오후 4시 열리는 국회 전체회의에 앞서 소회의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1일 오후 4시 열리는 국회 전체회의에 앞서 소회의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당초 국토위는 채택 마감 시한인 이날 오전 11시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3당 의원이 불참하면서 회의 자체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여당 의원들은 예정 시각보다 15분 뒤 모두 회의장에 나와 야당 의원들을 기다렸다. 야당 의원 참석이 불투명해지자, 윤관석 의원은 "각자 야당 의원에게 전화 한통 합시다"라고 제안했고, 동료 의원들은 가볍게 웃었다.

10여 분 뒤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민홍철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오후 4시로 회의가 미뤄졌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최인호 의원은 "(회의가) 계속 파행으로 가는데 민 간사가 각 당 간사와 의원들에게 엄중히 항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다른 상임위의 청문회보다 원만히 이뤄졌는데, 다른 부처 장관(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해서 국토부 장관 임명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부분은 '정권 발목 잡기'의 전형적인 나쁜 태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오전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표정은 한층 여유로웠다. 회의를 열 수 있는 과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회의가 열리기 전 소회의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과 한국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김현아 의원과 다과를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눴다.

김현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김 의원은 김현미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자유한국당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국회=신진환 기자
김현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김 의원은 김현미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자유한국당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국회=신진환 기자

특히 김현아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낙연 총리 인준 당시에도 홀로 남아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이날 김 후보자 보고서 채택에도 '소신 정치'를 이어갔다.

조정식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회의가 열리게 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였다. 국민의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윤영일 의원은 "김 후보자의 의혹(논문 표절·배우자 취업 특혜)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부동산·국토 현안이 산적해 있고 국가 발전에 적극 지원하고 원활한 국정 추진을 위해 협조하는 차원에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이 국회 검증 문턱을 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의원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협조해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이를 본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저쪽(민주당)에서 인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네"라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자리를 나선 윤관석 의원은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과 악수하면서 남은 왼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양 당의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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