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 등이 연루된 숭의초등학교 폭력사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의 '학교폭력 면죄부' 의혹이 제기된 서울숭의초등학교가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숭의초등학교에 대한 특별장학를 감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청은 19~20일 학교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특별장학을 진행했다.
교육청은 특별장학을 통해 학교 측이 교육청 보고 및 전담기구 조사를 지연하고, 피해 학생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감사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사건의 진상 파악과 함께 학교 쪽이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 축소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숭의초 학교폭력' 사건은 지난 4월 20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학교 수련활동 중 발생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20여일 지난 5월 21일에서야 교육지원청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3명으로 보고했지만, 피해학생 학부모가 가해학생이 4명이라고 주장하면서, 학교 측이 '가해자 명단'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지난 12일 2차 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조치 없음'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쪽이 학교폭력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사실은 파악됐지만 폭력에 가담한 학생을 고의로 가해자 명단에서 누락시켰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감사를 통해 학교폭력 은폐·축소 시도 등이 발견되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해학생은 수련회에서 가해학생들이 자신을 담요로 덮은 뒤 야구방망이로 폭행했으며, 물비누를 억지로 마시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은 근육세포가 손상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숭의초 학교폭력 사건 가해학생 가운데 배우 윤손하(42) 씨의 아들과 모 재벌그룹 회장의 손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은 가해학생 명단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야구 배트는 아이들이 흔히 갖고 노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소재였다"며 "방송 보도가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며 악의적으로 편집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