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문모닝' 박지원, 연일 '문비어천가'…속내는?
입력: 2017.06.21 05:55 / 수정: 2017.06.21 05:55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19일 의원총회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논란에 대해 시기와 장소 등에 있어서 부적절했지만 그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19일 의원총회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논란에 대해 "시기와 장소 등에 있어서 부적절했지만 그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의 '문비어천가(문재인을 찬양하는 노래,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이 지연되자 인준안 처리를 촉구하는가 하면 야3당이 반대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에 찬성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엔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발언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19일 의원총회에서 "문 특보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국 현지에서 중대한 발언을 한 것은 시기와 장소 등에 있어서 부적절했지만 그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비판 여론이 쏟아지는 내용에 동의의 뜻을 밝혔다. 앞서 문 특보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DC의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국민의당에서 문 특보에 해촉 요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 상황에 박 전 대표는 당 입장에 반하는 의견을 낸 셈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는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문비어천가를 부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는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문비어천가를 부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박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때는 '문생큐'와 '문비어천가'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19대 대선에서 연일 아침마다 문재인 당시 후보를 비판하며 '문모닝'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특히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의 인선 처리가 장기화될 때는 신속한 인준을 촉구하며 "갤럽 지지도 87%는 역대 대통령 최고 아니냐. 나는 (문 대통령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87%의 국민"이라고 '대놓고'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인선 험로에서도 임명 찬성의 뜻을 밝히며 당과 이견을 보였다.

지난 16일 광주를 찾았을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만약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으면 저렇게 말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잘하는데 국민의당에서 못한다고 하면 안 된다. 잘하는데 손뼉 치지 말자는 국민의당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직접적으로 당론과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 일부 의원들에게서 박 전 대표의 '문비어천가'를 부르는 행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는데 개인 의견을 밖으로 내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할 점이 있다"고 박 전 대표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발표한 6월 3주차 여론조사(13~15일 조사,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대상, 표본오차 ±3.1%p, 신뢰수준 95%)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률은 99%라는 기록적인 수치가 나왔다.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발표한 6월 3주차 여론조사(13~15일 조사,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대상, 표본오차 ±3.1%p, 신뢰수준 95%)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률은 99%라는 기록적인 수치가 나왔다. /한국갤럽 제공

물론 박 전 대표가 '문모닝'에서 '문생큐' '문비어천가'로 완전히 태도를 바꾼 건 아니다. 문 특보의 발언에 청와대가 "한미 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입장을 내놓자 박 전 대표는 "부적절했다 하더라도 내용이 옳으면 청와대는 침묵하면 된다"며 "역시 서투른 문재인 정부"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강 장관 임명을 강행하려 하자 "야당을 이렇게 코너에 몰아버리면 협치 가능성은 멀어진다"고 쓴소리를 내 일각에서는 '문모닝이 재기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였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야당의 기조를 유지하되,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보를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6월 3주차 여론조사(13~15일 조사,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대상, 표본오차 ±3.1%p, 신뢰수준 95%)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률은 99%라는 기록적인 수치가 나왔다. 현 정부에 우호적인 호남 민심을 의식했고, 이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목적이라는 게 설명이다.

heeee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